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64 - 글리제 667 에는 생명체 거주 가능성 행성이 3개 ?



 이전 포스트를 통해서 이미 소개드린 바 있지만 전갈자리 방면으로 지구에서 22.1 광년 정도 떨어진 삼중성계 글리제 667 (Gliese 667) 은 적지 않은 수의 외계 행성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어 과학자들의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ESO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유럽 남방 천문대) 는 이 칠레에 있는 3.6 미터 구경 HARPS ( High Accuracy Radial velocity Planet Searcher) 를 이용한 새로운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실 이 글리제 667C 에는 생명체 거주 가능성 있는 후보 행성이 3 개라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ESO 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글리제 667C 는 삼중성계에 속하는 별로는 놀랍게도 최대 7 개나 되는 행성을 거느린 것으로 보입니다. 



(글리제 667Cd 에서 바라본 모항성 글리제 667C (가운데 가장 밝은 천체) 와 그 주변의 글리제 667A 와 글리제 667B 의 상상도. 글리제 667Cd 에 만약 생물체가 살고 있다면 하늘을 바라보면 태양이 3 개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the view from the exoplanet Gliese 667Cd looking towards the planet’s parent star (Gliese 667C). In the background to the right the more distant stars in this triple system (Gliese 667A and Gliese 667B) are visible and to the left in the sky one of the other planets, the newly discovered Gliese 667Ce, can be seen as a crescent. A record-breaking three planets in this system are super-Earths lying in the zone around the star where liquid water could exist, making them possible candidates for the presence of life. This is the first system found with a fully packed habitable zone. (Credit: ESO/M. Kornmesser) )


 사실 글리제 667 은 매우 특이한 삼중성계입니다. 셋 중 가장 큰 별인 글리제  667A 의 경우 태양질량의 76% 에 달하는 K 형 주계열성 (K3V) 입니다. 셋중에 가장 밝기는 하지만 그 밝기는 태양의 12-13%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글리제 667A 와 평균 12.6 AU (가장 가까울 때는 5 AU 정도이며 가장 멀어질 때는 20 AU 정도)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42.15 년을 주기로 공전하는 동반성이 글리제 667B 로 역시 K 형 주계열성 (K5V) 이며 크기는 A 보다 약간 작아 태양 질량의 69% 정도입니다. 밝기는 태양의 5% 정도로 역시 어두운 편이며 사실 세 별이 함께 있어도 태양에 20% 밝기조차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구에서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론 간신이 보일까 말까 하는 별입니다. (셋이 합쳐 겉보기 등급 5.89 이므로 희미한 한개의 별로 보일까 말까 하는 수준)  


 이 두 별이 사실상 하나의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더 멀리 떨어져 이 쌍성계의 중력에 끌려 그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같은 별이 글리제 667C 입니다. 이 별은 적색 왜성 (M1.5V) 으로 태양 질량의 31% 수준에 질량과 1.4% 에 불과한 밝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AB 쌍성계와의 거리는 230 AU 나 달해 멀리 떨어져 공전 중인 적색 왜성입니다. (글리제 667C 의 물리적 특징은 최근 관측 결과에 의해 다소 변경되었기 때문에 이전 포스트 내용과 약간 다른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듯 멀리 떨어진 적색 왜성이기 때문에 글리제 667C 에 독립적인 행성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실제 글리제 667 A/B/C 의 관측 사진. 사진 중앙에 있는 별이 글리제 667 AB 이며 이 사진에서는 분리되지 않음. 그 아래 보이는 약간 덜 밝은 별이 글리제 667C  This picture shows the sky around multiple star Gliese 667. The bright star at the centre is Gliese 667 A and B, the two main components of the system, which cannot be separated in this image. Gliese 667C, the third component, is visible as a bright star, very close and just under A and B, still in the glare of these brighter stars. The very subtle wobbles of Gliese 667C, measured with high precision spectrographs including HARPS, revealed it is surrounded by a full planetary system, with up to seven planets. Credit : ESO )


 글리제 667C 에 대한 HARPS 추가 관측 결과는 이 작은 적색 왜성의 수성 궤도 정도 안쪽에 무려 6 개나 되는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 참조) 다만 별 자체의 밝기가 태양에 비해 매우 어둡고 표면온도도 3700K 로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태양계와 비교시 수성 궤도 안쪽에 있는 행성들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아래에서 표시된 7 개의 행성은 발견 순서와 위치에 따라 알파벳 표시가 붙었기 때문에 다소 순서가 뒤죽박죽이고 h 의 경우 존재 여부가 다소 불확실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글리제 667C 의 가능한 행성들과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 (Habbitable zone) - 녹색 지역  
This diagram shows the system of planets around the star Gliese 667C. A record-breaking three planets in this system are super-Earths lying in the zone around the star where liquid water could exist, making them possible candidates for the presence of life. This is the first system found with a fully packed habitable zone. The relative approximate sizes of the planets and the parent star are shown to scale, but not their relative separations. Credit : ESO)



(글리제 667C 의 행성 시스템) 
     


(새로 밝혀진 글리제 667C 시스템.   Source : wiki)


 글리제 667C 의 밝혀진 외계 행성들은 모두 지구보다 큰 행성들로 이 중에는 슈퍼 지구급 행성들도 존재합니다. 태양 질량의 1/3 밖에 되지 않는 별에서 왜 이렇게 가까운 궤도에 큰 행성들을 (6 개의 행성이 수성 궤도보다 안쪽, 그리고 모두 지구보다 큰 행성) 거느리게 되었는지는 아직 풀기 힘든 미스테리입니다. 사실 이 글리제 667C 행성계는 생명체 거주 가능성 이상으로 흥미로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행성들의 생명체 거주 가능성에 대해서, 우리가 현 시점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대략적' 인 표면 온도의 추정치 정도입니다. 글리제 667Cc 의 경우 대략 지구 질량의 4 배 이상 되는 행성으로 슈퍼 지구형 행성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모항성과의 거리는 0.123 AU (약 1845 만 km) 정도에 불과하나 이 항성의 밝기가 태양의 1.4% 수준이기 때문에 잘하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보다 조금 먼 f/e 와 멀게는 d 까지도 혹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 어떤지의 여부는 몇가지 우리가 현재로써는 알 지 못하는 요소에 의해 좌우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행성들이 빛을 반사하는 정도 (즉 알베도) 와 대기의 구성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같은 물질의 성분이 어느 정도인지) 에 따라 실제 표면온도는 천차만별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렇게 적색 왜성에서 행성이 흔하다면 당연히 우주 어딘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리제 667C 의 행성 시스템이 7 개가 아니라 혹시 그 이상인지 - 사실 더 많은 행성들이 있는데 현재 우리가 모르고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 그리고 그 행성들의 실제 표면 온도와 액체 상태의 물의 존재는 가능한 것인지는 역시 앞으로의 연구 과제입니다. 물론 왜 이 작은 적색 왜성에 이렇게 많은 대형 암석 행성이 존재하는지 역시 큰 미스테리입니다. 


 글리제 667C 는 현재 아주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인 외계 행성계입니다. 따라서 과거 작성한 포스트는 지금의 연구 내용과는 다소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지금 쓴 내용도 상당 부분 수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과연 앞으로 어떤 사실을 밝혀질 지는 시간만이 증명해 줄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Guillem Anglada-Escud́e, Mikko Tuomi, Enrico Gerlach, Rory Barnes, Reńe Heller, James S. Jenkins, Sebastian Wende, Steven S. Vogt, R. Paul Butler, Ansgar Reiners, and Hugh R. A. Jones. A dynamically-packed planetary system around GJ 667C with three super-Earths in its habitable zone. Astronomy & Astrophysics, 2013




https://en.wikipedia.org/wiki/Gliese_66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