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agmented brown bear cranium from the Viminacium amphitheatre: a) dorsal view, showing pathological changes on the left part of the frontal bone; b) right lateral view, showing a shortened canine; c) ventral view, showing shortening of both upper canines. Credit: Antiquity (2025). DOI: 10.15184/aqy.2025.10173)
((a) Pathological changes on the left part of frontal bone with higher magnification of lesions (inset) revealing three fistulae of different shapes and sizes; b) central part of the lesions showing filigree-bone reaction and fistulae; c) the marginal zone of lesions (outlined with arrows); d) X-ray image in dorsoventral projection: the arrows show the area affected by pathological changes and the arrowheads show two fistulae. Credit: Antiquity (2025). DOI: 10.15184/aqy.2025.10173)
글라디에이터처럼 로마시대 검투사를 다룬 영화를 보면 검투사가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와 싸우는 모습이 나옵니다. 실제로 당대 기록을 보면 사자, 호랑이. 곰 등 각종 맹수를 원형 경기장에 동원해 싸우게 했다는 기록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랬는지 물증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고고학자들은 이 기록이 과장이 아니라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2016년, 세르비아에 있는 고대 로마 도시 비미나시움 (Viminacium)에서 발굴된 곰의 두개골은 과거 로마 검투사 경기의 잔인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곰의 두개골은 2세기 경 로마 시대 원형 경기장 근처에서 발굴되었으며 아마도 6살 정도에 죽은 수컷 곰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개골은 연구팀은 이 두개골에 대해 CT 스캔을 시행하고 외형과 3차원적 구조를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전두골 (frontal bone)에 심한 골절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이 상처는 그냥 충격에 의한 외상이 아니라 창 같은 날카로운 물체의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이것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개골에는 상처에서 회복된 흔적이 있어 이 곰이 심하게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잠시간 더 살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사인은 이 상처로 인한 감염으로 보이는데, 심한 골수염의 흔적과 함께 턱 뼈에도 감염의 흔적이 있어 보입니다.
참고로 연구팀은 이 곰이 야생에서 살다가 사람에게 포획된 곰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송곳니에 심각하게 마모된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야생곰에서는 보기 어려운 흔적으로 주로 잡힌 동물이 철장을 이빨로 물어 뜯어 생기는 흔적입니다. 이 곰이 살아 있을 때 매우 괴로운 일을 당했고 오래 갇혀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영화에서처럼 코뿔소나 상어는 사실 잡기 힘들었을 것이고 그보다 쉬운 대상은 곰이었을 것입니다. 이점을 생각하면 실제 출연 빈도가 높은 맹수는 유럽에서도 공급이 가능한 곰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튼 지금 기준으로 생각하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족이지만 영화 예고편도 첨부해 봅니다.
(글래디에이터 II)
참고
https://phys.org/news/2025-09-fossil-skull-evidence-fought-roman.html
Nemanja Marković et al, A spectacle of the Roman amphitheatre at Viminacium: multiproxy analysis of a brown bear skull, Antiquity (2025). DOI: 10.15184/aqy.2025.1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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