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hlichthys subterraneus collected 25 November 2015 from Crane Cave (GCZ80), Catoosa County, Georgia. Credit: B.R. Kuhajda CC BY 4.0)
동굴이나 지하수애 사는 물고기는 색소나 눈이 퇴화한 것들이 많습니다. 자연선택의 법칙이 결국 필요하지 않은 장기나 기능을 없애 개체의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이는 교과서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지만, 사실 그 유전적인 배경에 대한 지식은 부족했습니다. 쓰지 않는 기관은 퇴화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최신 유전자 분석 기법을 토대로 과학자들은 수많은 유전자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이가 누적되어 퇴화를 만들어냈는지 알아내게 됐습니다. 예일 대학의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과의 토마스 니어 (Thomas Near, professor of ecology and evolutionary biology in Yale's Faculty of Arts and Sciences (FAS)) 교수와 대학원생인 체이스 브라운스테인 (Chase Brownstein)은 동굴 물고기로 알려진 앰블리옵시드 (amblyopsids)의 진화 과정을 규명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눈이 없는 동굴 물고기인 오자크 동굴물고기 (Ozark cavefish, 학명 Troglichthys rosae)의 경우 아마도 1100만 년 전으로까지 퇴화 시기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동굴 물고기의 경우 300-500만 년 전이 최대였습니다. 눈이 완전히 퇴화하기 전까지는 아마도 수백만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이에 관련되는 유전자는 모두 88개로 눈에 관련된 유전자가 이상이 생겨서 오히려 눈이 생기지 않는 것이 어두운 환경에서 에너지를 절감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랜덤한 유전자 변이가 누적해서 선택되면서 최종적으로 눈이 퇴화한 물고기가 탄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이 발견한 더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이 유전자 가운데 하나는 사실 인간에서 눈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인간은 동굴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이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따라서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에 후손에 잘 전달되지 않은 반면 동굴 물고기에는 질병이 아닌 생존에 유리한 변이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눈없는 동굴 물고기가 사실 시력이 좋지 않은 사촌에서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근연종인 늪지 물고기 (Swampfish, 학명 Chologaster cornuta) 역시 혼탁한 물에 살고 있어 눈이 좋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감각기관이 발달했는데, 이런 특징이 동굴생활에 유리하게 작용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에겐 질병이지만, 어떤 물고기에는 생존에 유리한 변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8-genomic-analysis-cavefish-lost-eyes.html
hase D Brownstein et al, Convergent Evolution in Amblyopsid Cavefishes and the Age of Eastern North American Subterranean Ecosystems, 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2025). DOI: 10.1093/molbev/msaf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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