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resentation of the irreversible damage to the microorganism caused by coating the surface on the right with the new material developed by the UAB and ICN2 researchers. Credit: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2024). DOI: 10.1016/j.cej.2024.148674)
홍합은 거센 바닷물의 흐름 속에서도 순식간에 바위에 몸을 고정하는 생체 접착제 때문에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성분을 이용하면 순식간에 출혈 부위를 막을 수 있는 의료용 접착제를 만들거나 임플란트와 조직을 단단히 고정할 수 있기 때문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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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율 대학 (UAB) 및 ICN2의 과학자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홍합의 생체 접착제에 감염을 막는 항균 성분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바위에 고정되어 군집을 이루는 홍합은 세균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끊임 없이 항균 물질을 분비하는 것입니다. 홍합이 분비하는 카테콜 (catechol)이나 폴리페놀 유도체는 끊임없이 활성 산소종 (ROS)를 만들어 세균을 공격합니다.
연구팀은 이 물질들이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직물 제품이나 종이 등에 항균 코팅을 입히는데 적합하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복이나 침구류, 기타 천 제품들은 직물 사이에 세균이 들어갈 공간이 많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균이 옮겨다니는 주된 경로가 됩니다. 종이로 만든 마스크나 의료용 거즈 역시 세균이 침투하기 좋은 공간입니다.
따라서 이런 제품의 표면을 물에 쉽게 쓸려가지 않는 홍합 분비물로 코팅한다면 세균 감염에 강한 천이나 종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제 세균에 노출했을 때 홍합 분비물 코팅이 180분 안에 세균에 작용하고 24시간 이내 곰팡이에 작용해서 최대 99%를 사멸시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의 병원 내 전파를 더 쉽게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결국 합리적인 가격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홍합 자체는 비싸지 않겠지만, 여기서 추출한 물질을 코팅하거나 혹은 비슷한 물질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과정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과연 홍합에서 얻은 지혜가 항생제 내성균의 위협으로 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2-mussel-antimicrobial-coating-sanitary-fabrics.html
Jose Bolaños-Cardet et al, Bioinspired phenol-based coatings for medical fabrics against antimicrobial resistance,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2024). DOI: 10.1016/j.cej.2024.148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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