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green Aphid on leaf. Credit: Cesar Australia)
살충제의 개발은 식량 생산을 한 단계 끌어올린 20세기 농업의 최대 혁신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환경 오염 문제와 더불어 살충제 내성 문제가 떠오르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한 게 사실입니다.
살충제 없이 전 세계 식량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너무 많이 쓰면 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해충도 내성을 빠르게 키워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체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진화 생물학자인 에바트 처윈 (Evatt Chirgwin, evolutionary biologist at Cesar Australia)은 콩과 식물의 대표적인 해충 중 하나인 청록색 진딧물 (bluegreen aphids, 학명 Acyrthosiphon kondoi)의 살충제 내성을 조사했습니다.
청록색 진딧물은 유기인산염 (organophosphate) 및 카바메이트 (carbamates) 계열 농약을 주로 사용하는데, 식물의 영양분을 빨아먹은 것 이외에도 모기처럼 바이러스를 옮겨 식물을 병들게 만듭니다.
최근 빅토리아,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뉴 사우스 웨일즈 주의 농부들이 청록색 진딧물 퇴치에 실패했다고 보고했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 진딧물을 확보해서 다양힌 살충제 내성을 테스트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유기인산염이나 카마베이트 농약에 대한 내성이 20-40배 정도 증가한 모습이 확인 됐습니다. 이 농약에 대한 내성은 호주에서 처음 보고된 것이지만, 사실 지금까지 많이 사용한 점을 생각하면 놀랍지는 않습니다.
진짜 놀라운 일은 제한적으로만 사용했던 피레트로이드 (pyrethroids) 살충제에 대해서도 내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플루피라디푸론 (flupyradifurone) 살충제에는 내성이 없어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한 살충제에 오래 노출되면 살충제 내성이 발현되는 일은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살충제를 교대로 사용해 내성 진화의 기회를 줄이든지 아니면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구제를 같이 사용해 살충제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또 경작지에 교대로 다른 작물을 심어 한 가지 종류의 해충이 자리잡지 못하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해충과 인간의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없는 만큼 이들을 완전히 몰아낼 수 없다면 적당한 수준에서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1-global-threat-crops-insecticide-resistance.html
Evatt Chirgwin et al, Discovery of insecticide resistance in field‐collected populations of the aphid pest, Acyrthosiphon kondoi Shinji, Pest Management Science (2023). DOI: 10.1002/ps.7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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