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KAUST / Ivan Gromicho)
기름 유출에 의한 해양 오염은 우리가 석유를 바다에서 채굴하고 기름으로 가는 선박을 사용하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십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 만큼 1차적으로 기름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일단 유출된 기름은 신속하게 수거해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기름 흡수제 기름 말고 물도 많이 흡수하는데다, 처치 곤란한 쓰레기를 대량으로 만든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킹 압둘 과학기술대학 (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KAUST) )의 대학원생인 조이스 카발칸테와 그녀의 지도 교수인 지오르기 스제켈리 (Joyce Cavalcante, Prof. Gyorgy Szekely)는 대표적 식용 버섯인 느타리 버섯 (oyster mushroom)을 이용한 기릅 흡수제를 연구했습니다.
엉뚱한 소리 같지만, 느타리 버섯은 키우기 쉽고 친환경적으로 분해된다는 것 이외에도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느타리 버섯 같은 균류는 실타래 같은 곰팡이 덩어리인 균사체에 열매에 해당되는 자실체가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자실체는 물을 끌어당기는 친수성 (hydrophilic)인 부분과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 (hydrophobic)인 부분이 있어 오염된 물을 끌어 당긴 후 여기서 오염 물질을 뺀 물만 추출해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물에서 기름을 분리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연구팀은 느타리 버섯의 자실체를 이용해 실용적인 기름 흡수제를 만들기 위해 친수성 폴리머 필름 위에 자실체를 배양 했습니다. 여기에는 작은 구멍이 여러 개 있어 이곳으로 물을 흡수하면서 느타리 버섯이 만드는 친수성 단백질인 하이드로포빈 (hydrophobins)이 아래에 흡수됩니다. 그러면 위에는 소수성인 부분만 남게 되어 한쪽은 친수성이고 반대쪽은 소수성인 필름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든 필름은 우선 기름이 섞인 물을 흡수한 후 물만 밖으로 빼내는 기름 흡수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느타리 버섯 균사체 필름이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기름 제거제보다 445%나 많은 기름을 흡수하고 물 흡수량은 99.6%나 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환경에 무해하게 생분해가 된다는 것으로 흡수제를 바다에 뿌리고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문제될 것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나머지는 분해되기 때문에 기름만 다시 회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처치 곤란한 쓰레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 가능성이 높아 실제로 상용화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느타리 버섯의 생각치 못한 쓰임새인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vironment/mycelium-janus-membrane/
https://pubs.rsc.org/en/content/articlelanding/2023/ta/d3ta0522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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