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ant Antarctic sea spider. Credit: R. Robbins)
이름과 달리 거미는 아니지만, 바다거미 (Sea spiders, or pycnogonids)는 8개의 다리를 지닌 해양 절지동물로 거미, 전갈 등과 먼 근연 관계에 있는 생물입니다. 참고로 거미는 바다에는 서식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바다거미는 몸길이가 1-10mm 정도의 작은 절지동물이지만, 남극에는 예외적으로 큰 거대 남극 바다거미(Colossendeis megalonyx, a giant Antarctic sea spider) 몸 길이가 30cm에 달합니다. 따라서 극지방에서 동물의 크기가 커지는 극지 거대화 (polar gigantism)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남극 얼음 아래 추운 바다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거대 남극 바다거미의 생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바다거미는 주로 수컷이 알을 등에 붙이고 다니는데 거대 남극 바다거미는 새끼를 어떻게 키우는지 전혀 알려진 게 없습니다.
하와이 대학의 아미 모란 교수 (UH Mānoa School of Life Sciences Professor and lead researcher Amy Moran)가 이끄는 연구팀은 2021년 남극 탐사에서 이 거대 바다거미의 비밀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알고보니 거대 남극 바다거미 수컷은 정성스럽게 수많은 알을 등 위에 올리고 다니면서 알에서 부화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이틀에 걸쳐 알을 바다 밑 바위에 붙였습니다. 그러면 몇 주에 걸쳐 알의 색깔이 미세조류처럼 변하면서 완벽한 위장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새끼를 등에 올리고 다니는 거대 남극 바다거미를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독특한 생태를 지닌 미스터리 거대 바다 절지 동물인 거대 남극 바다거미는 미래는 불안정 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추운 바다에서만 살 수 있는 독특한 생명체들이 미래가 어둡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결국 온실가스 배출을 극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여담이지만 무인 잠수정으로 탐사를 했을 줄 알았는데, 남극까지 가서 직접 교수와 대학원생이 잠수해 바다거미를 잡아서 연구를 했는지는 몰랐네요.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진짜 엄청 추웠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2-giant-antarctic-sea-spiders-reproductive.html
Amy L. Moran et al, Spawning and larval development of Colossendeis megalonyx, a giant Antarctic sea spider, Ecology (2024). DOI: 10.1002/ecy.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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