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impression of 'Snowball Earth'. Credit: NASA)
지구는 대략 8억 5000만년 전에서 6억 3500만년 전 지구는 몇 차례에 걸쳐 지구 대부분이 눈과 빙하로 덮혔던 적이 있습니다. 눈덩이 지구 (snowball earth) 가설은 여러 가지 증거에 의해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과연 어떤 이유 때문에 지구가 모두 꽁꽁 얼었고 이후 다시 녹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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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대학의 아드리아나 두트키에비츠 박사 (ARC Future Fellow Dr. Adriana Dutkiewicz)가 이끄는 연구팀은 특히 호주 중부에 형성된 7억 1700만년 전부터 6억 6천만년 전까지의 스터티안 빙하기 (Sturtian glaciation) 지층이 형성되된 시기 지구의 판구조와 지질 활동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재현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매우 낮은 화산 활동이 이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눈덩이 지구 시절 지구는 초대륙 로디니아 (Robinia)가 분열을 시작하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화산 활동은 둔화되고 이산화탄소 방출 역시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중앙 해령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지금처럼 복잡한 식물은 없었지만, 광합성 미생물은 여전히 존재했고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에서 제거하는 무생물적 과정 역시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5700만년 에 걸쳐 화산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하게 되면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연구팀은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의 절반 정도인 200ppm 밑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는 신생대에서도 볼 수 있는 수치이지만, 태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뜨거워졌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 시기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야 지구 기온이 유지될 수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면서 눈덩이 지구가 생성되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입니다.
사실 화산 활동은 눈덩이 지구의 원인으로 자주 거론되는 범인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전에 대해서는 과학자마다 가설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앞서 하버드 팀의 경우 오히려 화산에서 나온 황산 에어로졸 등이 지구 냉각의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시드니 대학 연구팀의 주장이 옳다면 눈덩이 지구는 미래에도 올 수 있습니다. 앞으로 수억 년 후 다시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초대륙이 되었다가 갈라지는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고 화산 활동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먼 미래에는 지구가 지금보다 더 뜨거워질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눈덩이가 되는 일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2-earth-giant-snowball-million-years.html
Adriana Dutkiewicz et al, Duration of Sturtian "Snowball Earth" glaciation linked to exceptionally low mid-ocean ridge outgassing, Geology (2024). DOI: 10.1130/G516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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