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ers have developed self-propelled nanobots (orange) powered by a waste substance in urine that penetrate bladder tumors (green) to deliver their radioactive treatment. Credit: Simó et al./IRB Barcelona)
나노봇(nanobot)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로봇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만든 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개발 목적은 암세포나 항생제 내성균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실용화가 이뤄진 기술은 아니지만, 과학자들은 기존의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웠던 질병에 나노봇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생명의학 연구소 (Institute for Research in Biomedicine (IRB) Barcelona)의 과학자들은 스페인 내 다른 연구 기관들과 힘을 합쳐 소변에 있는 요소 (urea)를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항암 나노봇을 개발했습니다.
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분해하고 나면 암모니아가 생성되는데, 매우 유독한 물질이기 때문에 간에서 이를 요소로 전환시킵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노폐물인 요소는 소변을 통해 최종적으로 몸밖으로 내보내게 됩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봇은 나노미터 크기의 다공성 실리카 (silica)로 된 공모양 구조로 내부에 요소를 분해하는 효소와 방사성 동위원소인 요오드 - 131 (iodine - 131)을 담고 있습니다.
요소 분해 효소는 요소를 다시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데, 이로 인해 나노봇의 추진력이 발생합니다. 그려면 암이 있는 방광벽 조직에 부딪치면서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원리입니다. 나노봇은 조직이 엉성한 암조직 안쪽으로 쉽게 침투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 보다 암조직을 더 많이 파괴하게 됩니다. 그냥 방사성 동위원소만 주입할 경우 방광 내부에 고여 있다가 암세포를 별로 죽이지 못하고 나오는 것과 비교해서 더 많은 암세포에 방사선을 주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방광암 모델에서 한 번의 나노봇 투여만으로도 종양 크기를 9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현재의 방광암 항암 치료와 비교해서 더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입니다. 물론 남은 방사성 동위원소와 유독한 암모니아는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할 수 있긴 하겠지만, 부작용도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은 남습니다.
아무튼 실제 임상 시험을 거쳐 나노봇이 의료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아니면 많은 전임상 단계 연구처럼 추가적인 결과 없이 사라지게 될지 앞으로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urease-powered-nanobots-bladder-cancer-tumor-shrink-90-percent/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5-023-0157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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