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수면 시간은 보통 하루 7-9시간 사이를 말하는 것으로 보통은 이보다 짧은 수면 시간이 문제가 되지만, 종종 더 긴 수면 시간을 보이는 경우도 사실 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면 시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수면의 질입니다. 잠자다가 자꾸 깨고 다시 자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사실 수면 시간이 충분한 것 같아도 실제로 숙면을 취한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밤 늦게까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수면 부족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한 보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면 부족과 불량한 수면의 질은 심혈관 질환 및 각종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정신 질환의 위험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우샘프턴 대학, 킹스 칼리지 런던, 스탠포드 대학 (University of Southampton, Kings College London, Stanford University) 등의 합동 연구팀은 관련 연구들을 리뷰해 수면과 생체 리듬이 정신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신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에서 가장 흔한 수면 장애는 불면증입니다. 정신 질환이 있는 경우 수면에 들거나 유지하는 일이 정상인보다 훨씬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조울증 같은 양극성 장애가 있는 환자의 32%가 생체 주기 수면-각성 장애circadian rhythm sleep-wake disorders (CRSWD)를 호소하는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 주기가 특징입니다.
조증 (manic diorder)의 경우 코르티솔 리듬과 같은 생체 시계가 정상보다 7시간 정도 빠른 특징이 있고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반대로 4-5시간 느린 특징을 지니고 있어 수면 시간이나 질 이외에도 생체 시계가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우울증, 불안 장애, 조울증, 조현병 등 여러 가지 정신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동반된 수면 장애를 치료할 필요성은 물론 수면 장애를 치료하므로써 이런 질병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불면증의 대표적인 비약물 치료법은 인지행동치료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CBT-I))로 우울증과 불안증을 줄이고 PTSD 환자에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생체 리듬 치료에 있어서는 낮이나 아침에 더 많을 빛을 쬐는 치료법이 생체 리듬을 찾고 양극성 혹은 단극성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에서 생체 리듬이 깨진 이유 중 하나는 낮에는 실내 생활을 하면서 햇빛에 노출이 줄어들고 밤에는 인공 조명에 의해 너무 많은 빛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수면 및 생체 기능 장애에 대한 트랜스 진단 개입 (Transdiagnostic Intervention for Sleep and Circadian dysfunction (Trans-C)) 치료 처럼 여러 가지 문제를 복합적으로 접근해 치료하는 방법도 등장해 수면 및 생체 주기 장애와 관련된 정신 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신체는 물론 마음도 병들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면 장애로 고통받고 있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심각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4-02-relationship-body-clock-mental-health.html
Meyer, Nicholas et al, The sleep–circadian interface: A window into mental disord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4). DOI: 10.1073/pnas.2214756121.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