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및 궤양 치료제로 사용되는 제산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 (proton pump inhibitors (PPIs)) 계열 약물이 노인에서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코펜하겐 대학 병원과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Copenhagen University Hospital and Aarhus University, Denmark)의 연구팀은 2000년에서 2018년 사이 60-75세 사이 노인 1,983,785명를 평균 10년 간 추적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PPIs 사용과 치매 진단의 연관성을 조사했습니다.
추적 관찰 기간 중 99,384건의 치매가 진단되었고 PPIs를 사용한 적이 없었던 대조군은 469,920명 정도였습니다. 분석 결과 60-69세 사이 노인 인구 중 PPIs를 처방 받은 그룹에서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치매 진단 가능성이 1.36배 높았습니다. (95% CI 1.29 - 1.43)
조사 기간 중 70-79세에 도달한 그룹에서는 1.12배 (95% CI 1.09 - 1.15), 80-89세에서는 1.06배 (95% CI 1.03 - 1.09), 90세 이상에서는 1.03배 (95% CI 0.91 - 1.17)로 나이가 들면서 연관성이 적게 나타났습니다.
PPIs는 기본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뇌의 장벽인 BBB (Blood Brain Barrier)를 통과해 뇌 안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PPIs는 뇌 안에서 신경 전달 물질 생성을 억제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것과 치매 발생과의 연관성은 확실치 않습니다. 또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꿀 수도 있는데, 이것 역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좀 더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사실 연관성을 시사하긴 하지만, 인과성을 입증하진 못합니다. 치매 관련 증상이 있는 사람이 소화기계 증상으로 더 많은 약을 처방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는 것이죠.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관찰 연구 뿐 아니라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실험 연구 등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아무튼 위산 역시 필요해서 나오는 물질인 만큼 제산제 역시 과용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장관 부작용 이외에 다른 부작용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하는 만큼 약은 최소한도로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3-10-antacid-dementia-causality-elusive.html
Nelsan Pourhadi et al, Proton pump inhibitors and dementi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Alzheimer's & Dementia (2023). DOI: 10.1002/alz.13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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