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aribbean box jellyfish. Black dots embedded low on the bell are the animal’s visual sensory and learning center called rhopalia. Credit: Jan Bielecki)
해파리는 가장 단순한 신경계를 지닌 동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보다 복잡한 행동을 하면서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은 생물이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은 뇌가 없고 몇 개 안되는 신경 세포들이 망처럼 느슨하게 연결된 해파리가 어떻게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주변 환경에 반응하는지 연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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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대학의 앤더스 가름 교수 (Anders Garm, an associate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Copenhagen's Department of Biology)가 이와 키엘 대학의 연 비엘렉키(Jan Bielecki of Kiel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탐은 카리브 상자 해파리 (Caribbean box jellyfish, 학명 Tripedalia cystophora)의 뛰어난 학습 능력을 연구했습니다.
해파리 가운데서도 상자 해파리는 더 복잡한 기능이 가능한 해파리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카리브 상자 해파리는 손톱 크기의 몸통을 지닌 작은 해파리로 얕은 해안에 있는 망그로브 숲에서 요각류 같은 작은 갑각류를 사냥합니다. 망그로브는 여러 개의 뿌리를 얕은 바다 밑에 고정하기 때문에 내부는 미로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카리브 상자 해파리의 약한 몸은 단단한 뿌리에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부딪히지 않게 피하면서 빠르게 먹이를 추격해야 합니다.
연구팀은 수조에 모의 망그로브 숲을 만들고 여기서 해파리들이 조명의 변화에 따라 얼마나 빨리 적응해 충돌을 피할 수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참고로 카리브 상자 해파리는 24개의 작은 눈을 통해 주변 환경과 빛을 감지할 수 있으나 신경 세포의 갯수는 1000개에 불과합니다. 1000억 개의 뉴런을 지닌 인간과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적은 숫자이고 초파리나 쥐와 비교해도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이들이 장애물을 안전하게 피하기 위해 학습하는 횟수는 쥐나 초파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3-5회 정도 실수하면 그 다음에는 더 이상 실수하지 않고 뿌리를 피해 안전하게 이동했습니다. 구체적인 기전은 모르지만, 생각보다 영리한 셈입니다.
상자 해파리는 인간은 물론 다른 동물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단순한 신경계를 지니고 있기때문에 신경 연구 모델로도 각광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학습을 하고 기억을 하는지 알아내는 일은 1000억 개의 뉴런을 지닌 인간은 물론 20만 개의 뉴런을 지닌 초파리보다도 쉬울 것입니다. 앞으로 연구 결과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9-jellyfish-shown.html
Jan Bielecki et al, Associative learning in the box jellyfish Tripedalia cystophora, Current Biology (2023). DOI: 10.1016/j.cub.2023.08.056. www.cell.com/current-biology/f … 0960-9822(23)01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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