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structure of aggregate (A) Moving specimen in the wild. (B) Sampling location. (C) Fixed specimen in the dish, side view; hemisphere of passenger cercariae (pc) partially disrupted (asterisk). (D) Same as (C), top view. (E) Dissected fixed specimen. (F–H) Confocal images of tail tips of sailor cercariae (sc) embedded into bulk of hemisphere made of passenger cercariae tails, autofluorescence. Credit: Current Biology (2023). DOI: 10.1016/j.cub.2023.08.090)
때때로 바다에서는 과학자들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목격됩니다. 2018년 오키나와 앞바다에서 수중 사진작가가 포착한 괴생명체 역시 그런 경우입니다. 이 사진을 찍은 수중 사진작가인 류 미네미츠 (Ryo Minemizu)는 대체 어떤 생물인지 알기 위해 인터넷에 사진을 올렸지만, 누구도 그 정체를 알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는 과학자들에게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라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괴생명체를 찾기 위한 원정대 (?)가 꾸려졌습니다. 다행히 미네미츠는 이 생물체를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한 마리를 포획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분석한 국제 과학자 팀은 이 괴생명체가 사실은 하나의 생명체가 아니라 두 가지 종류의 흡충류 유충인 세르카리아 (cercariae)가 뭉쳐진 군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동물에 체내에 기생하는 흡충은 꼬리를 지니고 밖에서 헤엄칠 수 있는 유생 단계인 세르카리아를 거칩니다. 그런데 이들이 놀랍게도 커다란 군체를 형성한 것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두 가지 종류의 유생이 모여 하나의 생물 같은 군체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생은 뱃사람 (sailors)과 승객 (passengers)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승객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로 가운데로 머리를 향하고 뭉쳐서 공모양의 몸통을 만듭니다. 뱃사람은 승객의 꼬리에 붙어 긴 실타래처럼 생긴 부속지를 만듭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들는 섬모로 움직이는 세포처럼 물속을 함께 헤엄쳐 다닙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유생이 만나 하나의 생명체 같은 군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습니다. 이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영락 없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그리고 이것이 기생충의 생존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앞으로 밝혀야 할 질문들이 많아서 한동안 과학자들은 더 신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10-tiny-unique-sea-creature.html
Darya Krupenko et al, Polymorphic parasitic larvae cooperate to build swimming colonies luring hosts, Current Biology (2023). DOI: 10.1016/j.cub.2023.08.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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