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균 증가와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가 바로 원내 감염입니다. 병원 내 감염의 경우 특히 항생제에 이미 많이 노출된 항생제 내성균 감염의 비율이 높고 중증 환자가 많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한 사망의 상당 부분은 병원 내 감염에 의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증 환자는 병원 밖에서 치료할 수도 없는 일이고 이미 감염된 환자에게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라서 고민은 커지고 있습니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의 연구팀은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 나섰습니다. 사실 병원 내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은 매우 다양하고 종종 곰팡이처럼 세균이 아닌 종류도 있어 이에 대한 범용 백신을 개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특정 세균이나 곰팡이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백식 대신 면역 시스템을 자극해서 대식세포의 생산을 촉진하고 새로 들어오는 병원균에 대해서 더 잘 싸울 수 있게 하는 대안을 선택했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은 단백질이 없고 대신 백신에 면역 증강제로 주로 사용되는 수산화 알루미늄 (aluminum hydroxide), monophosphoryl lipid A, 그리고 일반적인 피부 곰팡이 추출물 세 가지가 주 성분입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특정 세균에 대한 백신의 경우 최소 2주 전엔 접종을 해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입원이 그런 식으로 결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당일 입원하는 환자도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입원 후 투여 하면 24시간 이내 면역 증강이 일어나면서 어떤 세균이 들어와도 더 잘 반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면역 증강제 중심으로 백신을 개발한 것입니다.
사실 일반적인 백신과 비교하면 면역 증강제가 미리 들어가 있고 항원 역할은 실제 몸에 침투하는 세균과 곰팡이가 대신 해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면역 증강 효과는 한 달 정도 지속되는데, 일반적인 환자에서 이정도면 충분하고 더 장기 입원을 하는 경우 추가 접종으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물 실험 모델에서 이 병원 내 감염 예방 백신은 다양한 항생제 내성균 (MRSA, E. coli, Enterococcus faecalis, Acinetobacter baumannii, Klebsiella pneumoniae, Pseudomonas aeruginosa)과 병원성 곰팡이 (Rhizopus delemar, Candida albicans)에 대한 면역 반응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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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를 생각하면 특정 세균에 대한 예방 효과는 높지 않지만, 대신 세균을 더 잘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면 접종 효과는 충분합니다. 예시 당초 항생제 내성균이라도 환자에게만 해가 없다면 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적어도 더 경증으로만 지나가도 충분히 이득인 셈입니다.
이 백신은 아직 임상 전단계로 사람에서 진짜 효과가 있을지 검증하는 긴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만약 효과가 있다면 병원 내 감염과 항생제 내성균과 싸울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vaccine-hospital-acquired-infections-superbugs/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translmed.adf9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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