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intensive care unit (ICU))는 가장 위중한 환자가 모이는 곳일 뿐 아니라 병원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노출되기 가장 쉬운 장소입니다. 기본적으로 항생제를 많이 쓰는 장소인데다, 환자 몸에 여러 가지 카테터와 기기가 삽입되어 있고 침습적 수술을 받은 환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환자 역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중환자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철저한 손소독과 개인 위생은 물론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합니다. 미국 CDC는 중요한 감염원인 환자에 대해서 소독제인 클로르헥시딘 목욕으로 몸 표면을 소독하고 세균이 침투하는 주요 경로인 코에 대해 무피로신 (Mupirocin, 박트로반 등의 상품명으로 판매) 연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피로신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51822&cid=59913&categoryId=59913
무피로신 항생제 연고의 주요 목적은 코로 들어가는 MRSA 같은 항생제 내성 황색 포도상 구균 감염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피로신에 대한 내성도 증가하고 있어 포비돈 요오드 (Povidone-iodine) 사용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내 137개 지역 병원 ICU와 CDC 등 여러 기관이 참가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기존의 무피로신과 새롭게 등장한 포비돈 요오드 연고인 아이도포 (Iodophor)의 ICU 감염 예방 효과를 검증하는 Mupirocin-Iodophor Swap Out Trial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 의대의 수잔 황 교수 (Susan S. Huang, M.D., M.P.H., professor in the Division of Infectious Diseases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School of Medicine.)와 동료들은 80만 건이 넘는 ICU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후 5일 간 클로르헥시딘 목욕과 함께 무피로신과 아이도포 코 소독이 얼마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무피로신을 아이도포로 교체하는 경우 황색 포도상구균 감염 예방 효과가 오히려 18%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현행대로 무피로신를 이용해 코에 콜로니를 형성한 세균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0년 전 무피로신의 감염 예방 효과를 확인한 REDUCE MRSA Trial의 결과를 다시 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때 무피로신 코 소독은 MRSA 감염을 37%, 혈류 감염을 44%나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포비돈 요오드 소독도 안하는 것보다 감염 위험도를 줄이긴 하나 무피로신이 효과가 더 좋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런 예방적 치료와 소독에도 불구하고 ICU 환자의 병원 내 내성균 감염 위험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내성균에 맞서 싸울 효과적인 무기가 필요합니다. 내성균의 확산이 거세긴 하지만 결국 인류가 답을 찾아낼 것으로 믿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3-10-large-clinical-trial-strategy-life-threatening.html
Susan S. Huang et al, Nasal Iodophor Antiseptic vs Nasal Mupirocin Antibiotic in the Setting of Chlorhexidine Bathing to Prevent Infections in Adult ICUs, JAMA (2023). DOI: 10.1001/jama.2023.1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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