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ückler, S., Dawkins, X.I., Fuxjager, M.J. et al. From masquerading to blending in: ontogenetic shifts in antipredator camouflage in Wallace’s flying frogs. Behav Ecol Sociobiol 77, 102 (2023).)
포식자나 혹은 먹이의 눈을 피하기 위한 생물의 위장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게 진화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를 더 추가했습니다. 말레이 반도에서 인도네시아 서부에 걸처 살고 있는 월리스 날개구리 (wallace's flying frogs)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월리스 날개구리는 넓적한 몸통과 낙하산처럼 펼쳐지는 다리의 물갈퀴를 이용해 글라이더처럼 비행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습니다.
(월리스 날개구리)
이것만해도 독특하지만, 더 독특한 사실은 작은 새끼 개구리의 생김새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올챙이 단계에서 개구리로 갖 변이된 어린 개구리는 갈색에 울퉁불퉁한 점이 박혀 있는 모양입니다. 빈 대학의 수잔느 스튜클러(University of Vienna researcher Susanne Stueckler)가 이끄는 연구팀은 동물원에서 개구리의 주요 포식자인 새를 대상으로 위장술의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개구리가 대개 녹색인 것은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풀숲에 숨었을 때 새의 눈에 가장 잘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녹색 개구리 모형과 붉은색 개구리 모형을 통해 이를 검증했습니다. 붉은색 모형은 새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았지만, 여기에 흰색 점을 섞으면 그 빈도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런 형태의 색상이 배설물처럼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월리스 날개구리의 어린 개체는 다 큰 개체와 달리 비행 능력이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완벽한 위장술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새가 그냥 지나치더라도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는 수준입니다. 다만 성체가 되면 덩치가 커지면서 잎에 붙은 대변처럼 위장이 힘들어진게 하늘을 날게 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궁금한 점은 이런 형태에서 날개구리로 변이하는 중간 단계는 애매하게 잘 보일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입니다. 아마도 이부분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10-young-frogs-camouflage-animal-poo.html
https://en.wikipedia.org/wiki/Wallace%27s_flying_frog
Susanne Stückler et al, From masquerading to blending in: ontogenetic shifts in antipredator camouflage in Wallace's flying frogs, 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 (2023). DOI: 10.1007/s00265-023-0337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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