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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할 일을 찾은 로봇 물고기 - 외래 침입종 내쫓는다



 (The robotic largemouth bass, ready to spring into action. Credit: Giovanni Polverino)




(One of the tadpoles used in the study, with a mosquitofish approaching from above. Credit: Giovanni Polverino)



 아직도 우리 뇌리에 남아 있는 로봇 물고기는 신기하기는 했지만, 과연 실용성이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런데 호주의 과학자들이 로봇 물고기의 실용적인 응용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외래 침입종을 내쫓는 것입니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의 지오바니 폴베리노 박사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s Dr. Giovanni Polverino)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 민물 생태계의 침입종인 모기 고기 (Mosquitofish, Gambusia affinis)를 내쫓을 수 있는 로봇 큰입 배스 (robotic largemouth bass)를 개발했습니다. 



 모기 고기 자체는 암컷이 최대 7cm, 수컷이 최대 4cm 정도로 매우 작은 물고기라 그다지 위협적인 외래종이 아닐 것 같지만, 올챙이나 다른 작은 물고기의 먹이를 경쟁적으로 가로채 생태계에서 밀어낼 뿐 아니라 토착종의 알을 잡아 먹어 호주 민물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큰입 배스 같은 다른 외래종을 천적으로 넣으면 이번에는 토착 올챙이와 물고기를 잡아 먹는 문제가 생깁니다. 



 연구팀은 야생에서 잡은 6마리의 모기 고기와 6마리의 호주 오토바이 올챙이 (Australian motorbike frog, Litoria moorei)를 수조에 넣고 로봇 큰입 배스를 넣어 실제 로봇 큰입 배스가 모기 고기를 효과적으로 쫓아낼 수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이 로봇 배스는 평소에는 자석을 이용해서 수조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가 모기 고기가 접근하면 가까이 다가가 내쫓습니다. 실제 배스와 잘 구분이 되지 외형도 외형이지만, 빨간 눈으로 모기 고기를 처다보는 모습이 더 공포스럽습니다. (사진) 



 5주간 연구한 결과 반복적으로 로봇 배스에 쫓긴 모기 고기는 그쪽으로는 잘 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올챙이도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된다는 것인데, 다행히 로봇이 올챙이는 쫓아가지 않기 때문에 위협으로 느끼지 않고 잘 자라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잘 먹지 못한 모기 고기는 몸집이 줄면서 번식력도 줄어들었고 올챙이는 더 무사히 자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실제 수많은 하천에 로봇 물고기를 배치하고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생태학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일부 지역에 선별적으로 사용한다면 멸종 위기종 보호에 나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robotic-bass-tadpoles-mosquitofish/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937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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