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화이자 백신 3회 접종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충분한 면역을 제공할까?




 (Positions of mutations in the SARS-CoV-2 Omicron variant compared to the original strain, showing amino acid substitutions (yellow), deletions (red), and insertions (green). In this trimeric structure, two monomers (gray and light blue) have their receptor-binding domains in the "down" conformation while one (dark blue) is in the "up" or "open" conformation. "Top" view is looking toward the membrane and shows the receptor-binding domains. Mutation data source from WHO. Rendered from PDB: 6VYB​. Structure, Function, and Antigenicity of the SARS-CoV-2 Spike Glycoprotein. Walls, A.C., Park, Y.J., Tortorici, M.A., Wall, A., McGuire, A.T., Veesler, D. (2020) Cell 181: 281 PubMed: 32155444 DOI: 10.1016/j.cell.2020.02.058)




(Mullen J, Tsueng G, et int., and tCfVSB. “Outbreak.info.” outbreak.info, 2020. - https://covdb.stanford.edu/page/mutation-viewer/#omicron Outbreak.info B.1.1.529 Lineage Report b-1-1-529_1638019891935.svg)



 오미크론 변이(Omicron variant (B.1.1.529 lineage))의 백신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초기 연구 결과들이 올라오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나온 초기 결과들은 중화 항체의 목표인 돌기 단백질에 변이가 집중되면서 실제 감염으로 획득한 자연 면역이든 백신을 통한 면역이든 간에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바이러스가 전파가 더 잘 되게 진화했을 뿐 아니라 면역이 있는 인구 집단에서 더 잘 퍼질 수 있도록 면역 회피 능력까지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중증 사례 보고가 별로 없다는 점이 다행이기는 하나 이것이 과거 감염이나 백신에 의한 면역의 결과인지 바이러스 자체가 약독화 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으로 현재로써는 최대한 퍼지는 걸 막아보면서 더 자세한 데이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의하면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자의 혈청의 중화 항체 역가가 오미크론 변이에서는 41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화이자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5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3회 접종 (부스터샷)을 완료한 사람의 혈청은 다시 중화 항체 역가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행히 중화 항체와 함께 인체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CD8+ T 세포 (cytotoxic T cell)는 오미크론 변이를 인식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아프리카 보건 연구소의 알렉스 시갈(Alex Sigal from the African Health Research Institute)이 발표한 소규모 항체 반응 연구 결과와도 유사합니다. 연구팀은 전에 코로나 19에 감염된 적이 없는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자 혈청과 코로나 19 감염 후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의 혈청을 각각 6명씩 분석해 중화 항체 역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백신 2회 접종자의 경우 항체 역가가 크게 떨어져 있었으나 감염 후 2회 접종한 사람의 경우 항체 역가가 높게 유지됐습니다. 이 경우 감염까지 포함 3회 항체에 노출되어 더 강한 면역을 지니게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를 막으려면 여러 번 항원에 노출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현재 보고들은 대부분 소규모 데이터에 기반했을 뿐 아니라 재감염률, 백신 접종 후 돌파 감염 비율, 중증화 및 사망률 등 중요한 정보가 빠져 있습니다. 아마도 백신 접종률이 높고 코로나 19 PCR 검사를 많이 시행한 선진국에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게 되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변이가 퍼진다는 것은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가운데 중증이나 사망 보고가 드문 점을 볼 때 어쩌면 약독화 버전이라는 희망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초기 분석 결과는 새로운 백신 없이 부스터샷 접종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 모두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실제 면역 회피 능력 및 중증화/사망 위험도는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first-omicron-lab-data-antibody-pfizer-three-vaccine-doses-infection-protection/


https://www.pfizer.com/news/press-release/press-release-detail/pfizer-and-biontech-provide-update-omicron-variant


https://en.wikipedia.org/wiki/SARS-CoV-2_Omicron_variant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