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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공룡알 속 새끼


 

(Life reconstruction of a close-to-hatching oviraptorosaur dinosaur embryo, based on the new specimen ‘Baby Yingliang.’ Credit: Lida Xing.)




(Photo of the oviraptorosaur embryo ‘Baby Yingliang’. It is one of the best-preserved dinosaur embryos ever reported. Credit: Ma et al, 2021)




(An illustration depicting the oviraptorosaur egg in its nest. Credit: Julius Csotonyi)



 부화 직전 거의 완전한 형태로 화석이 된 오비랍토르류의 알 화석이 발견됐습니다. 이 화석은 본래 2000년 경 우연히 채석 과정에서 발견된 후 장시간 연구되지 않고 잉량 암석 자연사 박물관(Yingliang Stone Nature History Museum)에 보관되었다가 베이징 중국 지질과학대학의 리다 싱 교수 (Lida Xing from China University of Geosciences (Beijing))에 의해 연구되어 세상에 빛을 보게 됐습니다. 



 아기 잉량 (Baby Yingliang)이라고 명명된 이 공룡 알 화석은 백악기 말인 6600-7200만년 전의 것으로 알 자체의 길이는 17cm 정도이고 알 속에서 부화를 준비하다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 새끼는 27cm 정도의 몸길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확한 종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알의 형태와 이빨이 없는 긴 주둥이를 감안할 때 이 수각류 공룡은 깃털을 지닌 오비랍토르류 (oviraptorosaur) 공룡의 알로 생각됩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로 자세에 있습니다. 알 속의 새끼 공룡은 현대의 조류와 비슷하게 머리를 배 위에 올리고 등은 구부린 상태였으며 다리는 머리 양 옆으로 놓인 상태였습니다. 이는 새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취하는 자세인 터킹 자세 (tucking posture)로 비조류 공룡에서는 처음 확인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새와 수각류 깃털 공룡의 공통점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온 것입니다. 



 터킹 자세가 모든 수각류 공룡에서 일반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비랍토르류가 조류의 조상과 갈라진 것은 한참 전의 일이기 때문에 공통 조상에서 이런 자세가 유래했다면 최소 쥐라기 이전에 특징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쩌면 수억 년 전 공룡 진화 초기에 나타난 특징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발견이 특별한 이유는 좀처럼 보존되기 어려운 공룡 태아의 자세까지 보존되었다는 것입니다. 알 속에 있는 새끼 화석은 가끔 보고되긴 했으나 뼈가 약해 보존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여기 저기 흩어진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화석은 완전하게 형태를 파악할 수 있게 가지런히 보존되어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만약 오비랍토르 이외에 다른 공룡 알 화석에서도 이런 자세가 발견된다면 터킹 자세의 기원이 수억 년 이상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fossilized-embryo-dinosaurs-birds/


https://phys.org/news/2021-12-exquisitely-embryo-fossilized-dinosaur-egg.html


Waisum Ma et al, An exquisitely preserved in-ovo theropod dinosaur embryo sheds light on avian-like prehatching postures, iScience (2021). DOI: 10.1016/j.isci.2021.103516. www.cell.com/iscience/fulltext … 2589-0042(21)014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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