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악어와 공룡도 비중격 만곡증으로 고통 받았다?



 (An overhead view of louise's septum, which produced high shearing stresses along the nasal walls and may have caused the animal to experience nosebleeds. Credit: Jason Bourke, Ph.D.)




(Gharial "Louise" shown with multiple axial cross-sections to illustrate the degree of nasal septal deviation witnessed in the animal. Credit: Jason Bourke, Ph.D.)



 양쪽 콧구멍을 나누는 벽인 비중격 (nasal septum)은 완전한 평면이 아니라 사실 약간 굴곡이 있습니다. 비중격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으면 코가 자주 막히거나 부비동염이 발생하는 데 이를 비중격 만곡증이라고 하며 이비인후과에서 흔한 질환 중 하나입니다. 



 비중격 만곡증: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6749&cid=51007&categoryId=51007



 그런데 비중격 만곡증으로 고통 받는 건 사람만이 아닙니다. 아칸소 주립 대학의 제이슨 버크 교수(Jason Bourke, Ph.D., assistant professor of basic sciences at the College of Osteopathic Medicine at Arkansas State University (NYITCOM-Arkansas))는 주둥이가 매우 긴 악어류인 가비알 (Gharial)이나 멸종된 고대 생물도 비슷한 고통을 겪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가비알과 다른 현생 악어류의 표본을 구해 고해상도 CT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현생 악어류 중 가비알이 특히 비중격 만곡증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포트 워스 동물원 (Fort Worth Zoo)에 있는 루이즈 (Louise)라는 대형 암컷 가비알에서 가장 극단적인 비중격 만곡증의 사례를 보여줬습니다. (사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가비알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주둥이가 마치 핀셋처럼 길고 가늘게 늘어나면서 콧구멍은 그 끝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인데도 냄새를 맡고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연구팀은 멸종된 파충류나 일부 공룡도 비중격 만곡증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주둥이는 길어졌으나 콧구멍의 위치는 변할 수가 없어 결국 비강이 매우 길어지면서 비중격 만곡증에 취약해지는 것입니다. 독특한 머리 구조를 지닌 공룡인 파라사우롤로푸스 (Parasaurolophus)나 공룡이나 악어는 아닌데 가비알처럼 긴 주둥이를 지닌 백악기 파충류인 참프소사우루스 (Champsosaurus)도 현재 가바알과 비슷한 고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런 고통을 감수하면 진화한 데는 당연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가비알의 경우 빠르게 움직이는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입니다. 다른 동물들 역시 비중격 만곡증을 감수할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2-nasal-problem-plagued-long-nosed-crocodile.html



 Jason M. Bourke et al, Septal deviation in the nose of the longest faced crocodylian: A description of nasal anatomy and airflow in the Indian gharial ( Gavialis gangeticus ) with comments on acoustics, The Anatomical Record (2021). DOI: 10.1002/ar.2483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