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ntha occidentalis produces flowering stalks with sticky hairs that can trap insects. New research confirms that the plant can digest these trapped prey. Credit: Danilo Lima)
(Flower of Triantha occidentalis in a bog at Cypress Provincial Park, British Columbia, Canada. Credit: Danilo Lima)
(Fresh field specimen of Triantha occidentalis from North Cascades National Park, Washington, USA. Credit: Qianshi Lin)
햇빛이나 물은 구하기 쉽지만, 질소나 인 같이 식물 성장에 필요한 미량 영양소를 구할 수 없는 환경에 흔한 것이 식충식물입니다. 곤충을 잡는 덫을 이용해서 필요한 영양소를 채취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식충 식물도 꽃가루를 옮기기 위해서는 곤충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파리지옥 같은 경우 매우 긴 꽃대 위에 꽃이 피어 곤충이 잡아먹히지 않게 배려합니다.
최근 위스콘신 - 메디슨 대학과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and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과학자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알래스카까지 척박한 지형에 서식하는 신종 식충식물을 찾아냈습니다. 트리안타 옥시덴탈리스(Triantha occidentalis)라고 명명된 이 식물은 택사목 (Alismatales)에서 처음 보고되는 식충 식물로 식물계에서 12번째로 식충능력을 독자 진화시킨 식물입니다. 많은 식물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식충 능력을 진화시켰기 때문에 이것 자체는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독특한 부분은 생김새입니다.
트리안타는 꽃과 곤충을 잡는 미세한 털이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줄기에 반점처럼 돋아난 부분인데, 그래서 오랬동안 식충 식물인지 잘 몰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꽃가루를 옮기로 온 곤충이 끈끈한 털에 잡힐 우려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점액질 털이 매우 작고 약한 곤충을 잡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나비나 꿀벌처럼 크고 힘센 곤충은 벗어날 수 있으면서 작은 깔따구 곤충은 벗어날 수 없는 독특한 포획 장치인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트리안타는 필요한 질소 영양분의 64%를 곤충에서 얻으면서 꽃가루 역시 곤충의 힘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결국 진화적 실험을 거치면서 꽃가루 수분에 필요한 곤충은 놔주고 식량으로 잡아먹을 수 있는 작은 곤충은 잡을 수 있는 절묘한 균형점을 찾은 셈인데, 정말 독특한 자연의 조화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8-carnivorous-prey-pollinated.html
A new carnivorous plant lineage with a unique sticky-inflorescence trap,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1). doi.org/10.1073/pnas.202272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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