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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1000만년 전 투구게의 뇌 화석 발견



(The fossilized horseshoe crab Euproops danae, along with a zoomed-in view of its uniquely preserved brain in white. Credit: Russell Bicknell)







(The brain of Euproops danae (A & B) looks very similar to that of its living relatives, the horseshoe crab (C & D). Credit: Russell Bicknell (A-C), Steffen Harzsch (D))




 투구게 (horseshoe crab)는 사실 이름과는 달리 게나 갑각류가 아니라 절지동물의 큰 그룹인 협각류의 일종으로 거미의 친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르도비스기에 나타난 협각류의 한 무리인 검미류 (Xiphosura)의 유일한 생존자로 수 억년 동안 그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아 흔히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립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485930044



 최근 뉴잉글랜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3억1000만년 전 검미류에 속하는 고대 화석에서 중추 신경계의 흔적을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통상 화석으로 남는 부분은 딱딱한 껍데기와 뼈 정도로 투구게 역시 주로 단단한 투구 같은 부위가 화석 기록으로 남지만, 드물게 연조직이 광물화되어 흔적으로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경계는 매우 약한 조직으로 쉽게 화석 기록으로 남지 않지만, 연구팀은 신종 투구게인 유프롭스 다나에 (Euproops danae)의 화석에서 흰색의 고령석 (kaolinite, 알루미늄의 수분을 포함한 규산염 광물로 점토 광물의 한 종류)으로 치환된 뇌조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투구게는 외형만 그대로 간직한 것이 아니라 신경계 역시 3억1000만년 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됐습니다. 단순하지만 매우 비용 효과적인 뇌 구조를 지닌 덕분에 장기간 살아남았다면 굳이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뇌의 크기나 형태만이 아니라 지능도 크게 변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생존에 필요한 수준이 딱 이 정도라면 무리해서 똑똑해질 필요도 없습니다. 이 정도가 투구게의 생존에 가장 적합한 뇌라는 것이 지난 수억 년간 자연에서 입증된 셈이기 때문입니다. 뇌는 상당한 수준의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반드시 크고 좋은 뇌가 생존에 유리한 건 아닙니다. 



 연구팀은 쉽게 화석으로 남기 어려운 절지 동물의 뇌 화석을 통해 검미류 뿐 아니라 절지동물 전체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310-million-year-old-brain-fossil/


https://pubs.geoscienceworld.org/gsa/geology/article/doi/10.1130/G49193.1/606398/Central-nervous-system-of-a-310-m-y-old-horses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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