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spiders eat some types of ants, but the European fire ant eats spiders. Credit: Gary Alpert/C.C. 3.0)
거미는 모기나 다른 해충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익충이지만, 애완용 거미를 키우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집에 거미를 들이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여기저기 거미줄을 칠 뿐 아니라 생김새도 징그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집에 들어와서 곤란한 건 거미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미 역시 집 안에서는 거미줄을 쳐도 먹을 게 많지 않은 데다 사람에 의해 치워질 가능성이 높아 생존이 위태롭습니다.
캐나다 사이몬 프레이저 대학(Simon Fraser University)의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살충제보다 훨씬 자연 친화적이고 거미와 상생할 수 있는 대체 화학물질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거미들이 일부 개미는 피한다는 사실에 착안했습니다. 연구팀이 유망하게 본 후보는 거미도 잡아먹는 공격성이 강한 개미인 유럽 불개미 (European fire ant, Myrmica rubra)입니다. 이 개미는 포식성이 강한 개미로 거미의 먹이를 먹어치우는데다 거미까지 먹기 때문에 거미에게는 기피 대상입니다.
연구팀은 네 개의 흔한 거미종을 포획한 후 유럽 불개미의 신호 전달 물질 (semiochemical, 페로몬 같은 곤충의 신호 화학 물질)을 넣은 종이로 만든 방과 그렇지 않은 종이가 있는 방에 넣었습니다. 그 결과 거미들은 불개미의 신호 전달 물질이 감지되면 거미줄을 치지 않았습니다. 거미 입장에서도 피하고 싶은 상대라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 물질을 상업적으로 생산해서 거미 기피제로 사용할 수 있다면 거미가 많은 환경에서 인간과 거미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 입장에서도 유해한 화학 물질인 살충제보다 신호 전달 물질이 더 안전하고 익충인 거미를 해치지 않기 때문에 거미도 안전합니다. 서로 이익이기 때문에 아마도 내성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물론 이 화학 물질과 유시한 물질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없다면 상품화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재미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임은 분명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fire-ant-chemicals-spider-deterrent/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os.210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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