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맥주 부산물로 더 싱싱한 상추를 키운다?



 (A productive lettuce yield following the researchers' new biodisinfestation method. Credit: Maite Gandariasbeitia et al)




(Root galling caused by root-knot nematode infestation. Credit: Maite Gandariasbeitia et al)



 살충제 같은 화학 물질 대신 생물질(biomass)을 이용해서 해충을 구제하는 것을 biodisinfestation이라고 합니다. 물론 해충 구제 능력은 떨어지지만,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농약을 쓰지 않아 무농약 유기농 재배에 적합합니다. 여러 가지 생물 유래 물질이 사용되는데, 스페인의 네이커 바스크 농업 연구 및 개발부 (Neiker Basque Institute for Agricultural Research and Development in Spain)의 과학자들은 맥주를 만들고 난 후 찌꺼기가 상추 같은 채소의 해충인 뿌리혹선충 (root-knot nematode)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기름을 짜고 난 유채씨 찌꺼기와 맥주를 만들고 난 후 남은 찌꺼기가 이 목적에 적합할 것으로 보고 연구 목적으로 재배한 상추밭에 사용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채소에 충분한 비료를 제공할 수 없으므로 소 배설물을 이용한 거름을 같이 사용했습니다. 이런 자연 비료는 화학 및 농약 성분은 없지만, 대신 토양 선충류는 더 많을 수 있는데, 대개의 토양 선충은 농작물에 큰 해가 없으나 뿌리혹선충은 뿌리에 구멍을 뚫고 알을 낳습니다. 그 결과 마치 뿌리에 매듭같은 병변이 생기는데, 결과적으로 작물을 잘 자라지 못하게 만듭니다. 



 연구 결과 기대했던 대로 유채씨 및 맥주 생산 후 찌꺼기와 소 배설물 거름의 조합이 효과적으로 뿌리혹선충을 억제하고 토양 미생물 환경을 작물에 좋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비료를 사용한 경우 뿌리혹선충 피해가 크게 감소해 작물 수확량이 15% 정도 증가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 조합의 유기농 비료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부산물과 열로 인해 뿌리혹선충의 성장과 발육 환경이 나빠지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처음 봤을 때는 혹시 잔여 알코올 때문에 선충이 피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셈입니다. 사실 알코올은 금방 기화되어 날아가기 때문에 토양에서 오래 존재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따라서 상추를 먹어도 취기가 돌진 않을 테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생물학적 폐기물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연구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5-beer-byproduct-manure-excellent-pesticide.html


Frontiers in Sustainable Food Systems, DOI: 10.3389/fsufs.2021.66324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