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일반적으로 가축화가 진행되면 뇌의 크기는 작아집니다. 뇌는 크기에 비해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기로 주로 고기, 우유, 가죽, 털, 알 등을 얻을 목적인 경우 작을 수록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개도 가축화 과정에서 조상인 늑대보다 작은 뇌를 지니게 됐습니다.
취리히 대학의 연구팀은 소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오록스 (aurochs, Bos primigenius)의 두개골 13개와 71곳에서 확보한 다양한 품종의 소 두개골 317개를 비교해 소의 뇌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예상대로 소의 뇌는 가축화 과정에서 평균 26%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방목하는 대신 사람의 보호를 많은 받는 소일수록 뇌가 작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과 매일 접촉하는 젖소의 경우 뇌가 가장 작은 반면 투우를 위해 방목한 소는 뇌의 크기가 가장 컸습니다. 후자의 경우 뇌의 크기가 조상인 오록스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관리를 많이 받고 많이 움직이지 않는 소일수록 뇌의 크기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젖소의 뇌가 가장 작아진 것은 다른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젖소는 특히 움직임이 적고 온순해야 젖을 짜기 쉽습니다. 따라서 뇌가 작을 수록 품종 개량에서 선호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소뿐만 아니라 많은 동물과 식물이 가축과 작물로 품종 개량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거쳤습니다. 작아진 뇌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다른 생물을 변화시키는 능력은 어찌 보면 섬뜩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엄청난 식량 생산을 가능하게 해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6-interaction-humans-smaller-brains-cows.html
A. M. Balcarcel et al, Intensive human contact correlates with smaller brains: differential brain size reduction in cattle type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1). DOI: 10.1098/rspb.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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