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construction of Dragon Man in his habitat. Credit: Chuang Zhao)
(Comparisons among Peking Man, Maba, Jinniushan, Dali and Harbin crania (from left to right). Credit: Kai Geng)
중국 하얼빈에서 새로운 고대 호미닌(hominin)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두개골 화석은 1933년 어떤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우물에 숨긴 후 85년이 지나 임종을 앞두고서야 그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뭔가 상당히 수상한 이야기지만, 이 화석을 분석한 허베이 지질대학(Hebei GEO University)의 과학자들은 이 두개골이 진짜 화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화석의 연대는 최소 14.6만년 전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호미닌 화석 가운데 가장 크고 잘 보존된 두개골입니다. 그리고 아직 호모 사피엔스가 동아시아에 진출하기 전 살았던 별개의 종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헤이룽장성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용을 의미는 호모 롱기 (Homo longi)라는 학명이 붙었습니다. 당연히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별명은 드래곤 맨입니다.
드래곤 맨은 대략 50세 정도의 남성으로 현생 인류보다 7% 정도 큰 뇌와 넓은 입, 그리고 큰 이빨을 지녔습니다. 크기 이외에 두개골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두꺼워진 눈 위쪽 뼈로 안구가 약간 사각형 형태인 것이 특징입니다. 현생 인류와의 형태학적 비교를 통해 연구팀은 드래곤 맨이 지금까지 현생 인류의 가장 가까운 근연종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보다 더 가까운 근연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좀 더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비슷하게 생긴 화석은 근연종인지 아니면 그냥 하나의 종에서 있을 수 있는 차이인지 분간이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결국 더 많은 골격 표본과 더불어 DNA 정보가 필요합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의 관계 역시 DNA 분석 결과를 통해 상당 부분 논쟁이 해소되었고 데니소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하얼빈과 그 인근에서 더 많은 화석과 함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만약 이 호모 롱기가 실제로 현생 인류의 근연종이 맞다면 인류의 진화 계통도에 일대 수정이 필요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데니소바인, 그리고 호모 롱기까지 매우 다양한 종이 존재했다면 그 공통 조상은 더 오래 전 등장해서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호모 롱기의 발견이 인류와 그 가까운 근연종의 진화 시기를 40만년 정도 더 오래된 일로 만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검증을 위해서는 DNA 정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과연 어떤 결론이 나게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6-dragon-fossil-neanderthals-closest-relative.html
The Innovation, Shao et al.: "Geochemical provenancing and direct dating of the Harbin archaic human cranium" www.cell.com/the-innovation/fu … 2666-6758(21)00056-4 DOI: 10.1016/j.xinn.2021.100131
The Innovation, Ji et al.: "Late Middle Pleistocene Harbin cranium represents a new Homo species" www.cell.com/the-innovation/fu … 2666-6758(21)00057-6 DOI: 10.1016/j.xinn.2021.100132
The Innovation, Ni et al.: "Massive cranium from Harbin in northeastern China establishes a new Middle Pleistocene human lineage" www.cell.com/the-innovation/fu … 2666-6758(21)00055-2 DOI: 10.1016/j.xinn.2021.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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