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038 - 우주의 암흑시대를 찾아 나선 Murchison Widefield Array


(Students and researchers from Brown University, Curtin University and the UW building new antennas for the Murchison Widefield Array. On the far right is Nichole Barry, a UW doctoral graduate and current postdoctoral researcher at the University of Melbourne. In front of her is UW physics doctoral student Ruby Byrne. Credit: MWA Collaboration/Curtin University)


(Kangaroos at the Murchison Widefield Array. Credit: MWA Collaboration/Curtin University)


 우주 초기에는 별이 없던 시기가 있습니다. 빅뱅 직후 우주가 팽창해서 전자와 원자핵이 만나 최초의 수소와 헬륨 원자를 형성하던 시점인 우주의 맑개 갬 현상에서 최초의 별이 형성된 재이온화 (Epoch of Reionization) 시점 사이의 시기를 우주의 암흑 시대 (Dark Age)라고 부르는데, 이 시기에 우주는 글자 그대로 빛을 내는 천체가 전혀 없는 어두운 시대였습니다. 이 시기는 대략적으로 빅뱅 직후 38만년에서 4억년 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 배경 복사 (CMB)는 우주의 맑개 갬 현상 시기 나온 빛입니다. 우주 배경 복사는 강한 신호로 지금도 우주 모든 방향에서 관측되기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이 없지만, 암흑 시대에는 빛이 없기 때문에 관측을 통해 연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러 기관이 힘을 합쳐 호주의 사막에 건설한 거대 전파 안테나 어레이인 Murchison Widefield Array (MWA)는 이 신호를 관측하기 위해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마쳤습니다.
 



 최근 MWA에 관련된 여러 대학 팀 (University of Washington, the University of Melbourne, Curtin University and Brown University)은 이전보다 10배 정도 감도를 높인 전파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우주 배경 복사를 최초로 관측하기에 앞서 그 특징에 대해서 이론저으로 예측한 것과 같이 암흑 시대의 전파 신호에 대해서도 이미 이론적인 예측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빛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오직 중성 수소 (neutral hydrogen)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만 존재합니다. 별이 생성된 후 나온 강력한 에너지에 의해 다시 재이온화를 거친 후에는 뜨거운 플라스마가 우주에 가장 흔한 입자가 되지만, 그전에는 중성 수소에 파장만 존재하는 매우 독특한 시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거의 130억년 전에 존재했던 이 신호는 다른 신호에 비해 약할 뿐 아니라 다른 잡음에 의해 가려지기 때문에 우주 배경 복사와 다르게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성 수소에서 나온 전자기파는 21cm의 파장이지만, 현재 우주에 팽창에 따라 파장의 크기는 거의 2m 가까이 커졌습니다. 연구팀은 우주 극초기의 중성 수소 파장을 찾기 위해 지금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가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 신호가 잡히는 날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여담이지만, 캥거루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호주라는 느낌입니다. 혹시 MWA 안테나가 캥거루에게 피해를 주거나 반대로 캥거루가 안테나에 손상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드는 데,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참고 


 W. Li et al. First Season MWA Phase II Epoch of Reionization Power Spectrum Results at Redshift 7,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9). DOI: 10.3847/1538-4357/ab55e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