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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1000만년 전 공룡의 마지막 식사를 확인하다


(Illustration of Borealopelta markmitchelli dinosaur by Julius Csotonyi. Credit: © Royal Tyrrell Museum of Palaeontology)


 과학자들이 예외적으로 잘 보존된 공룡화석에서 마지막 식사를 복원했습니다. 2017년 캐나다의 광산에서 발견된 보레알로펠타 마크미첼리 (Borealopelta markmitchelli)는 무게 1.300kg에 길이 5.5m 정도 되는 중형 초식 공룡으로 단단한 갑옷을 지닌 노도사우루스류 공룡입니다. 당시 발견된 화석을 통해 이 공룡이 살아있을 때 위장색 같은 투톤 칼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로열 티롤 박물관의 칼렙 브라운과 브랜던 대학의 데이빗 그린 우드(Royal Tyrrell Museum paleontologist Caleb Brown and Brandon University biologist David Greenwood)가 이끄는 연구팀은 보레알로펠타의 화석에서 예외적일 정도로 잘 보존된 위장 내용물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공룡의 위장 내용물이 남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기 때문에 공룡이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는 상당 부분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초식동물이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어도 구체적으로 어떤 식물을 먹었는지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축구공만한 보레알로펠타의 위장 내용을 화석에서는 그 종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상세한 정보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는 이 공룡이 마지막 식사 직후 갑자기 죽었을 뿐 아니라 순식간에 매몰되어 완벽하게 보존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한끼 잘 먹고 난 후 비명횡사했지만, 덕분에 영겁의 세월을 지나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셈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공룡이 먹은 식물의 88%는 양치식물의 부드러운 잎이었습니다. 줄기나 나뭇가지는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부드러운 잎이 영양분도 많고 먹기도 편하기 때문에 이는 지금 기준으로 봐도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당시에는 지금보다 양치 식물이 많긴 했지만, 이정도로 양치 식물에 편중된 것은 이들이 상당히 편식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백악기 후반기에 들어서면 겉씨식물은 물론이고 속씨식물도 등장하기 시작한 점을 생각하면 식단을 과거 방식으로 유지한 셈입니다. 그래도 연구팀은 13종의 겉씨식물과 2종의 속씨식물을 발견했으며 26종의 이끼류 등도 같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식물은 leptosporangiate류 양치식물이었습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위장 안에서 생각보다 많은 숯이 발견되었다는 것인데, 이는 이 공룡이 불에탄 숲과 들에서 식물을 뜯어 먹었음을 의미합니다. 산불로 전소된 장소에서는 먹기 좋은 새싹이 돋아나는데, 이는 초식동물이 선호하는 먹이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아프리카에서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많은 초식동물이 모입니다. 백악기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보레알로펠타의 위장에서는 음식물을 갈기 위한 돌인 위석 (gastrolith)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다른 초식공룡이나 현생 조류에서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역시 공룡과 조류가 서로 연장선상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는 어떤 동물이었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입니다. 이번 연구는 백악기 초식공룡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른 공룡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지도 궁금해지는 소식입니다. 


 참고 


Dietary palaeoecology of an Early Cretaceous armoured dinosaur (Ornithischia; Nodosauridae) based on floral analysis of stomach contents, Royal Society Open Science, 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os.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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