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Clegg, a senior optical scientist at Microsoft, loads a piece of glass into a system used to retrieve information stored in the glass. Credit: Microsoft)
(Microsoft and Warner Bros. stored the 1978 film Superman on this piece of glass in a proof of concept for Project Silica. The glass contains 75.6 gigabytes of data plus error-correcting codes.)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업, 연구소, 의료기관,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 모든 관련 단체들이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비용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는 21세기 원유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를 저정하고 백업하는 일이 쉽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반 스토리지는 막대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불러들일 수 있어 현재 가장 빠르게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가격이 비싸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백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자기 테이프와 하드디스크가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유입니다. 일부는 광학 드라이브를 데이터 영구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른 저장 매체 대비 속도가 느리고 저장 밀도 증가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현재는 점점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반적인 광학 디스크는 아니지만, 레이저를 이용해서 데이터를 유리 속에 영구 저장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글래스 (Project Glass)는 2mm 두께의 유리 속에 100펨토초 (femotosecond, 10^-15초) 간격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3차원적인 작은 구조인 복셀 (Voxel)을 만드는 원리입니다. 초점이 맞춰지는 위치에만 1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복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복셀을 층층이 여러 개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영상 참조)
(동영상)
이 방법의 장점은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유리 속에 결정 형태로 보존하기 때문에 1만 년 정도 장기 데이터 보존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썩거나 부식되지 않는 유리의 특성을 생각하면 놀랍지 않은 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술을 통해 2mm 두께의 석영유리 (fused silica, 순수한 실리카(SiO2)로 비결정형)에 막대한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렌즈나 내열 유리창에 널리 사용되는 소재인만큼 제조에는 어려움이 없으며 매우 얇은 석영유리를 사용하는 만큼 비용 문제도 크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너 브라더스에서 자료를 받아 1978년작인 슈퍼맨의 고해상도 영상 75.6GB를 시험적으로 이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사실 재료비나 내구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겠지만, 그렇다고 석영유리에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새겨 넣는 일이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가 기록되는 과정에서 잘못되면 아무리 오래 보존이 가능하다고 해도 사실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또 기록 시스템이 비싸다면 재료비가 저렴한 것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문제는 기존의 스토리지 가격이 빠르게 저렴해지고 있어 이 기술이 실제 상용화될 즈음에는 1TB의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드는 비용이 그렇게 많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이미 더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를 쓰고 지울 수 있는 스토리지 덕분에 여러 번 백업하는 것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면 사실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기술적 도전이긴 한데, 과연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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