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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바닷속에서 빛을 통해 소통하는 훔볼트 오징어



(A Humboldt squid shows its colors in the lights of a remotely operated vehicle 300 meters below the surface of Monterey Bay. Credit: © 2010 MBARI)


 훔볼트 오징어 (Humboldt squid, Dosidicus gigas)는 몸길이 최대 2.5m에 몸무게 50kg까지 자라는 대형 오징어로 빠른 속도와 강력한 공격력으로 유명한 종입니다. 주로 북미 대륙의 태평양 연안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오징어로 이 지역 어부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지만, 어둡고 깊은 바다에 사는 데다 물밖에서는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정작 그 생태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은 오징어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몸 표면이 붉은색과 흰색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스페인어로 붉은 악마를 뜻하는 diablo rojo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Swimming With a Humboldt Squid | Deadly 60 | BBC Earth)


 그런데 수많은 훔볼트 오징어가 작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집단으로 사냥하면 상당한 문제가 생깁니다. 이 오징어는 매우 빠르고 크기 때문에 잘못해서 충돌하면 양쪽이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무인 잠수정으로 관찰했을 때 훔볼트 오징어들은 좁은 공간에서도 서로 잘 피해가며 사냥을 했습니다. 


 그 비결을 알기 위해 스탠포드 대학의 벤자민 버포드 (Benjamin Burford, a graduate student in biology in the School of Humanities and Sciences at Stanford)가 이끄는 스탠포드 대학 및 몬트레이만 수족관 연구소 (Stanford University and the Monterey Bay Aquarium Research Institute (MBARI))의 연구팀은 무인 잠수정 (ROV)의 영상 기록 및 사로잡힌 훔볼트 오징어의 해부학적 구조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훔볼트 오징어는 사냥을 할 때 특정한 패턴 무늬와 생물 발광을 이용해서 어두운 바닷속에서 다른 오징어에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신호는 이 물고기는 내꺼야 (that fish over there is mine)라는 식의 상당히 구체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관찰 연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가짜 오징어 모형을 이용해 신호를 보내고 훔볼트 오징어의 반응을 살피는 등의 새로운 연구 방식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간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오징어 같은 두족류는 무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지능을 자랑합니다. 오징어와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참고 


Benjamin P. Burford el al., "Bioluminescent backlighting illuminates the complex visual signals of a social squid in the deep sea," PNAS (2020). https://www.pnas.org/cgi/doi/1 … 1073/pnas.192087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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