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백악기 말 거대한 알을 낳은 파충류는 누굴까?


(An artist's interpretation of a baby mosasaur emerging from an egg just moments after it was laid. The scene is set in the shallow waters of Late Cretaceous Antarctica. In the background, mountains are covered in vegetation due to a warm climate. In the upper right, an alternative hypothesis for egg laying is depicted, with the mosasaur laying an egg on the beach. Credit: John Maisano/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A diagram showing the fossil egg, its parts and relative size. The giant egg has a soft shell. This is shown in dark gray in the drawing, with arrows pointing to its folds and surrounding sediment shown as light gray. The cross section (lower left insert) shows that the egg consists mostly of a soft membrane surrounded by a very thin outer shell. Silhouettes on the lower right show the size of the egg relative to an adult human. Credit: Legendre et al. (2020))

(An artist's interpretation of a baby mosasaur hatching from an egg in the Antarctic sea. The mother is visible in the background. The egg is on the sea floor. Credit: Francisco Hueichaleo, 2020.)


 2011년 칠레 과학자들은 남극에서 미스터리한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마치 바람 빠진 축구공처럼 생긴 이 화석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과학자들은 나중에 이를 분석하기 위해 이를 칠레 국립 자연사 박물관(Chile's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으로 가져왔습니다. 이 정체 불명의 화석은 영화 제목에서 따 더 씽 (The Thing)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더 씽의 정체는 2018년 칠레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한 텍사스 대학의 줄리아 클라크 교수 (Julia Clarke, a professor in the Jackson School's Department of Geological Sciences)에 의해 밝혀집니다. 그녀는 이 화석을 보자마자 몇 분만에 새끼가 빠져나간 알이라는 사실을 알아챘습니다. 그러나 선뜻 이런 해석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 크기에 있습니다. 이 알 화석은 길이가 30cm에 달해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 가운데 두 번째로 크며 가죽 같은 부드러운 외피를 지닌 알 (soft-shell egg, 연각란) 가운데 가장 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큰 알을 낳을 수 있는 동물은 많지 않습니다. 문제의 알 화석은 바다 지층에서 발견되었고 시기가 백악기 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물은 해양 파충류인 모사사우루스입니다. 텍사스 대학의 루카스 레전드레 (Lucas Legendre, a postdoctoral researcher at UT Austin's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알 화석을 상세히 분석해서 이 화석이 분명히 가죽 같은 부드러운 껍질을 가진 알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알은 분명히 도마뱀이나 뱀과 비슷한 파충류의 것이었습니다. 공룡은 대부분 조류처럼 단단한 알을 낳기 때문에 당연히 대상이 아니고 결국 뱀류와 근연 관계인 모사사우루스가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입니다. 


 문제는 모사사우루스가 어룡이나 수장룡처럼 알 대신 새끼를 낳는 파충류라고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수중 생활에 적응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그렇다고 해서 어룡처럼 실제로 새끼를 품거나 새끼를 낳다가 죽은 화석이 발견된 것도 아니라서 이번 발견이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알이 모사사우루스의 것이라는 증거도 확실치는 않습니다. 알과 함께 새끼나 태아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근처 지층에서 새끼 모사사우루스와 성체의 화석이 함께 나왔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만약 모사사우루스가 맞다면 이 알의 어미는 꼬리를 제외한 길이만 6미터가 넘는 대형 모사사우루스였을 것입니다. 이 지역은 당시 얕은 바다로 새끼 모사사우루스가 생존하기에 적합한 안전한 장소였을 것입니다. 다만 모사사우루스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해양 파충류의 것이라면 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될 것입니다. 


 참고 



A giant soft-shelled egg from the Late Cretaceous of Antarctica, Nature (2020). DOI: 10.1038/s41586-020-2377-7 , 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377-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