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ork of Saturn, Titan, and the Cassini spacecraft. Credit: Francesco Fiori, Radio Science and Planetary Exploration Lab)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이 예상보다 100배 빠르게 토성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성의 궤도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바뀔 수 있는데, 지구와 달 역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와 달 사이의 중력에 의한 조석 마찰에 의해 에너지를 잃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구와 달이 처음 생성되었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가까운 위치에 있었으며 지구 역시 자전 속도가 빨랐습니다. 하지만 45억년 간 마찰에 의해 에너지를 잃으면서 지금처럼 하루도 길어지고 지구 - 달 거리도 멀어졌습니다.
달은 현재 지구에서 1년에 3.8cm 정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3.8cm는 아폴로 시대에 달에 설치한 특수한 거울을 이용해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해 얻은 수치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지구 - 달 거리 변화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태양계의 다른 위성의 거리는 상당 부분 추정에 의지했습니다.
나사 JPL의 발레리 라이니(Valéry Lainey formerly of JPL, Paris Observatory, PSL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카시니 데이터를 이용해서 토성의 위성 타이탄이 토성에서 멀어지는 속도를 측정했습니다. 첫 번째 데이터는 카시니가 찍은 타이탄의 사진으로 배경이 되는 별의 위치를 기준으로 타이탄의 궤도를 조사했습니다. 두 번째는 카시니의 속도를 측정해 타이탄의 중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radiometry라고 부릅니다. 중력을 통해 위치를 역으로 추정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두 데이터 모두 타이탄이 토성에서 1년에 11cm 정도 멀어짐을 보여줬습니다.
과학자들은 본래 타이탄이 토성에서 연간 0.1cm 멀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토성은 지구처럼 복잡한 지형을 지닌 행성이 아니라 표면이 없는 가스 행성이고 조석 작용으로 인한 마찰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관측 결과가 맞다면 기존의 이론은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타이탄이 토성에 미치는 중력 영향이 생각보다 크며 토성 표면에 특정 파장의 진동을 만들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이것이 맞는지는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타이탄도 토성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흥미롭습니다.
참고
Valéry Lainey et al. Resonance locking in giant planets indicated by the rapid orbital expansion of Titan, Nature Astronomy (2020). DOI: 10.1038/s41550-020-1120-5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