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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827 - 엑소마스 TGO가 확인한 화성의 대기광


(Artist’s impression of ESA’s ExoMars Trace Gas Orbiter detecting the green glow of oxygen in the martian atmosphere. This emission, spotted on the dayside of Mars, is similar to the night glow seen around Earth’s atmosphere from space. Credit: European Space Agency)

(Earth airglow observed from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Credit: European Space Agency)

(ESA’s ExoMars Trace Gas Orbiter has detected glowing green oxygen in Mars’ atmosphere – the first time that this emission has been seen around a planet other than Earth. The observations, obtained with the TGO's NOMAD instrument using its UVIS channel between April and December 2019, are shown as green dots as a function of altitude, and compared to a theoretical model (red line). Oxygen green dayglow appears to be brightest at 80 km, reaching a second peak around 120 km, and dissipating above 150 km. Credit: J.-C. Gérard et al. (2020))

(Oxygen emission detected in dayside limb spectra from the UVIS channel of the NOMAD instrument on ESA's ExoMars Trace Gas Orbiter. Different colours show the measurements at different altitudes in the martian atmosphere. Oxygen dayglow appears to be brightest at 80 km, reaching a second peak around 120 km, and dissipating above 150 km. This is the first time that this emission has been seen around a planet other than Earth. Credit: J.-C. Gérard et al. (2020))


 유럽 우주국 (ESA)의 ExoMars TGO (Trace Gas Orbiter)가 지구의 대기광 (Airglow)과 비슷한 현상을 화성에서 발견했습니다. 대기광은 오로라와 비슷하게 태양 에너지에 의해 발생하는 대기의 발광 현상이지만, 주로 극지방에 발생하는 오로라와 달리 지구 대기의 가장 자리에서 희미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원인은 낮과 밤이 다른데, 낮에는 태양 에너지에 의해 질소와 산소 원자가 직접 에너지를 받아 광자를 내놓고 밤에는 질소와 산소 이온 등 대기 상층부의 이온이 결합하면서 광자를 내놓는 것이 원인입니다. 육안으로는 쉽게 볼 수 없지만, 국제 유인 우주 정거장 (ISS) 같은 지구 저궤도에서는 잘 보이는 독특한 대기 발광 현상입니다. 그런데 대기광은 목성이나 토성에서도 볼 수 있는 오로라와 달리 태양계에서는 지구 대기에서만 관측되었습니다. 


 벨기에 리에주 대학의 장-클로드 제라드 (Jean-Claude Gérard of the Université de Liège, Belgium)가 이끄는 연구팀은 엑소마스 TGO의 데이터를 분석해 2016년부터 화성 대기 가장 자리에서 지구의 대기광과 비슷한 산소에서 나오는 희미한 녹색 파장을 검출했습니다. 사실 화성의 대기 구조를 생각할 때 이런 대기광이 존재할 가능성은 40년전에 예측되었으나 이번에 관측을 통해 검증된 것입니다. 


 동시에 관측 데이터는 이론적인 모델과 부합하는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화성 대기에 존재하는 산소에 의한 대기광은 80km 고도에서 가장 강했으며 120km 고도에서 다시 두 번째 피크를 보여줬습니다. 과학자들은 엑소마스 TGO 데이터 덕분에 화성의 대기 구조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화성에도 대기광이 존재한다면 화성에 도착한 우주 비행사가 창밖으로 녹색 대기광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J.-C. Gérard et al. Detection of green line emission in the dayside atmosphere of Mars from NOMAD-TGO observations, Nature Astronomy (2020). DOI: 10.1038/s41550-020-1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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