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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온 입자 가속기를 위한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되다


(Credit: Imperial College London)



 거대 강입자 충돌기 (LHC)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입자 가속기로 다른 방법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미지의 입자들을 발견했습니다. 힉스 입자의 발견을 비롯해 수많은 과학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입자를 엄청난 에너지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충돌시키는 LHC의 능력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LHC를 뛰어넘을 차세대 입자 가속기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FCC ( https://blog.naver.com/jjy0501/221444524288 참고)에 이어 국제 과학자 팀은 Muon Ionization Cooling Experiment (MICE )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가속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뮤온 입자 가속기의 특징은 전자에 비해 질량이 상당히 큰 소립자인 뮤온을 가속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자를 가속하는 경우 보다 훨씬 큰 충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문제는 뮤온이 만들기도 힘들고 다루기도 어려운 입자라는 것입니다. 


 MICE 연구팀은 뮤온 입자를 냉각시키고 서로 가깝게 붙이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 강력한 자기장으로 뮤온 입자를 응축하거나 냉각시키는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없었지만, 연구팀은 새로운 에너지 흡수 물질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뮤온을 빔으로 쏘기 위해서는 냉각과 응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뮤온 입자 가속기의 중요한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한 성과로 여겨집니다. 


 뮤온 입자 가속기나 FCC 모두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로 실제 건설에 들어가는 것은 미래의 일입니다. LHC가 놀라운 업적을 세웠듯이 차세대 입자 가속기 역시 인류의 지식을 한 단계 더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undefined undefined. Demonstration of cooling by the Muon Ionization Cooling Experiment, Nature (2020). DOI: 10.1038/s41586-020-19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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