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Woskov of MIT holds water-cooling lines leading to a test chamber, and a sample of rock with a hole made by a beam from a gyrotron. Photo: Paul Rivenberg/MIT)
지구 내부의 열 에너지는 대륙을 움직이고 화산 분출이나 지진 같은 지질 활동의 원동력이 됩니다. 만약 이 에너지의 0.1% 만 꺼내 쓸 수 있다면 인류가 200만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열 에너지는 사실 신재생에너지 가운데서 보급이 더딘 편입니다. 자연스럽게 분출되는 온천이나 화산 지대가 아닌 이상 드릴로 땅을 뚫어 에너지를 꺼내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그런데 드릴 대신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해 땅을 뚫고 지열 에너지를 꺼내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이 기술은 2008년 MIT의 폴 우스코프(Paul Woskov, a senior research engineer at MIT’s Plasma Science and Fusion Center)와 그 동료들이 개발한 자이로트론 (gyrotron)이 그것입니다. 이들은 30-300GHz 주파수를 이용한 10KW급 자이로트론을 개발했습니다. 이후 연구팀은 알타록(AltaRock)이라는 스트타업에서 이 기술의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알타록은 미국 에너지부의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Energy (ARPA-E)에서 39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지열은 깊이 파고 들어갈수록 높아집니다. 하지만 현재 상업화된 지열 발전은 대부분 깊이가 깊아봐야 3km 이내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온도차가 크지 않아 발전 효율이 떨어집니다. 그 이상 드릴로 땅을 뚫을 경우 비용도 많이 듭니다. 그리고 그보다 얕은 깊이까지 뚫더라도 시추 과정에서 주변 지층에 영향을 미쳐 지진이나 지하수 오염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이로트론의 장점은 드릴이 아니라 암석을 증발시켜 구멍을 뚫기 때문에 훨씬 깊이 뚤을 수 있으며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연구팀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앞으로 알타록의 연구팀은 MW 급 자이로트론을 개발하기 위해 오크릿지 연구소의 국가 연구 시설을 이용할 계획입니다. 이들의 목표는 10-20km 까지 구멍을 뚫어 지구 내부의 열을 더 효과적으로 추출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 계획이 실제로 성공한다고 해도 과연 지진이 없을지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역시 지열 발전을 시도하다가 지진 문제가 생겨 중단했는데, 과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해서 암석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면 반드시 지열 발전이 아니라도 여러 영역에서 응용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열 발전의 타당성은 그렇다쳐도 기술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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