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oneybee with a parasitic Varroa mite attached to its back. Credit: Alex Wild/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몇 년 전 꿀별 군집 붕괴 현상 (colony collapse disorder, CCD)가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꿀벌 군집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붕괴되어 사라지는 현상이었습니다. 꿀벌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 꿀벌이 수정하는 작물이나 식물이 수정이 불가능해져 농업 생산은 물론 생태계 전반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뉴스에 보도되는 일이 드물어지면서 CCD는 일반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CCD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CCD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당초 꿀벌이 완전히 사라질 것처럼 말했던 언론 보도처럼 심각하게 진행하지 않았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서 과학자들은 CCD의 원인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 가지 단일 원인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꿀벌 군집의 파괴를 모두 설명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대신 몇 가지 감염병과 살충제 같은 화학 물질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텍사스 대학의 과학자들은 이 가운데 꿀벌의 기생충인 바로아 응애 (Varroa mite)와 이 응애가 퍼트리는 바이러스인 날개 변형 바이러스 deformed wing virus에 주목했습니다. 바로아 응애 (사진)은 꿀벌의 지방과 체액을 흡수해 꿀벌을 쇠약하게 만들 뿐 아니라 꿀벌에게 치명적인 날개 변형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이 둘이 꿀벌 군집에 퍼져 유행할 경우 군집이 완전히 붕괴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꿀벌의 장내 미생물이 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제공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Snodgrassella alvi라는 장내 미생물을 분리한 후 두 개의 균주를 변형해 꿀벌에 투여했습니다. 첫 번째는 RNA 간섭 (RNA interference (RNAi))을 통한 면역 기능 강화로 날개 변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강화합니다. 두 번째는 바로아 응애의 면역을 역으로 감소시켜 응애를 죽게 만듭니다.
연구팀은 실제 꿀벌 군집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바로아 응애에 대해 면역을 지닌 균주는 대조군 대비 70% 정도 생존율은 높았고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지닌 경우에는 36.5% 정도 생존율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CCD로 인해 큰 피해를 입는 양봉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상당히 유용한 연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CCD 자체가 한 가지 원인에 의한 군집 붕괴가 아니기 때문에 그 효과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되었든 이런 노력을 통해 꿀벌 군집을 보호할 수 있다면 생태계와 인간, 그리고 꿀벌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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