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juvenile Rhabdophis tigrinus “keelback” snake from the Japanese island of Ishima, takes a defense posture. Utah State University herpetologist Alan Savitzky and colleagues document an evolutionary example of adaptation in the reptiles to compensate for the absence of defensive compounds following a shift to a new class of prey. Credit: Alan Savitzky)
유혈목이 (Rhabdophis)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사로 독니 뿐 아니라 목과 몸통 주변에도 독샘을 지니고 있습니다. 몸 표면에 있는 독은 천적에서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잘 모르고 이 뱀을 잡아먹는 경우 독에 감염되게 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몸을 방어하는 독은 뱀이 직접 만드는게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유타 주립대학의 앨런 사비츠키(Utah State University herpetologist Alan Savitzky)와 동료들은 국제 과학자 그룹과 함께 일부 유혈목이속 뱀만 몸에 독을 품은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독은 뱀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주된 먹이인 두꺼비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두꺼비 역시 자신의 몸을 방어하기 위한 독을 지니고 있는데, 뱀은 이를 피부에 있는 독샘에 모았다가 분비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자신이 먹은 독도 해결해야 하고 몸도 지킬 겸 겸사 겸사 독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독이 있는 두꺼비를 먹는 유혈목이 속 뱀만 이런 방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독성 물질을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남의 것을 쓸 수 있다면 당연히 생존에 더 유리합니다. 따라서 종종 먹이에 있는 독을 활용해 자신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본래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독이 있는 먹이를 먹다보니 여기에 적응된 경우일 것입니다.
아무튼 독뱀이기 때문에 당연히 스스로 만든 독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과거 이론을 뒤집는 재미있는 발견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Tatsuya Yoshida el al., "Dramatic dietary shift maintains sequestered toxins in chemically defended snakes," PNAS (2020). www.pnas.org/cgi/doi/10.1073/pnas.191906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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