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eleton of Stagonolepis, the Scottish aetosaur, by Jeffrey Martz (after work by Alick Walker) and reconstructed segment of the tail armour and a single osteoderm in more detail. Credit: Emily Keeble)
중생대 가운데 첫 시기인 트라이아스기는 생각보다 매우 다양한 생물들이 경쟁하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지배파충류가 점점 큰 비중을 차지하게되는데, 사실 공룡류는 트라이아스기 마지막 시기에나 주도적인 생물이었을 뿐 그 이전에는 지배 파충류에서도 독특한 동물들이 지상을 활보했습니다. 그 가운데 악어류의 조상 그룹이면서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멸종한 위악류 (Pseudosuchia)들이 있습니다.
아에토사우루스(aetosaur)는 이들 가운데서 대형 초식 동물로 진화한 독특한 케이스였습니다. 아에토사우루스는 머리를 제외하면 현생 악어와 흡사한 골격을 지녔으나 상대적으로 작은 머리와 턱, 그리고 식물을 먹는데 최적화된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형에서 가장 큰 특징은 현생 천산갑이나 아르마딜로처럼 갑옷을 두른 초식 동물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다른 대형 육식동물의 공격에서 방어하는 용도였을 것입니다. 아에토사우루스에 대해서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다룬 바 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에밀리 키블 (Emily Keeble)과 그 동료들은 2018년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된 아에토사우루스 화석에서 몸을 덥는 갑옷 비늘 같은 골판 (osteoderm)을 확인하고 이를 고해상도 CT로 스캔했습니다. 그 결과 이 골판이 현생 악어의 비늘과 흡사한 구조지만, 더 크고 단단하다는 것과 갑옷 비늘처럼 서로 겹쳐 빈틈이 없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아에토사우루스들은 이런 골판으로 전체 몸을 방어하고 있으며 등에는 특히 크고 잘 발달된 골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단한 갑옷을 두르면서도 움직임에는 지장이 없도록 겹치는 골판 사이에는 결합 조직이 존재하며 관절처럼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는 작은 골판이 들어가 걸리지 않게 진화했습니다. 이들은 트라이아스기의 천산갑이나 아르마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에토사우루스가 살았던 2어 2500만년 전이나 현재나 삶은 위험한 것이고 자신의 몸을 방어할 수단이 필요한 건 누구나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참고로 1844년에 아에토사우루스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 화석이 거대 어류의 비늘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현생 파충류 가운데 이런 골판을 지닌 종류가 없기 때문에 당시에는 오해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참고
Emily Keeble et al. Three-dimensional tomographic study of dermal armour from the tail of the Triassic aetosaur Stagonolepis robertsoni, Scottish Journal of Geology (2020). DOI: 10.1144/sjg2019-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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