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ssil of Gunakadeit joseeae, which was found in Southeast Alaska. About two thirds of the tail had already eroded away when the fossil was discovered. Credit: University of Alaska Museum of the North)
(Artist's depiction of Gunakadeit joseeae. Credit: Artwork by Ray Troll ©2020)
고생대에 척추동물이 육지로 상륙한 이후 사지 동물이 물속으로 다시 돌아간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물에서 육지로 상륙한 경우보다 반대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물속이 생물체가 살기에 더 편한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생존에 필요한 물을 어디서나 구할 수 있고 환경 변화도 적으며 3차원적으로 이동할 공간이 훨씬 넓은데다 먹이도 더 풍부합니다. 따라서 중생대의 많은 파충류가 바다 생활에 적응했습니다. 어룡, 수장룡, 모사사우루스는 그 가운데 유명한 사례일 뿐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하지는 않지만, 쥐라기 해양 파충류 가운데는 탈라토사우르스 (Thalattosaurs)라는 무리도 있었습니다.
탈라토사우루스는 쥐라기 초반에서 중반 사이 번성한 해양 파충류로 몸길이 최대 4m 정도 되는 중형 해양 파충류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바다에 정착한 어룡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그룹이지만, 이들 역시 나름 번영을 누렸습니다. 다만 파충류 가운데 정확히 어떤 그룹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궁류인건 분명하지만, 공룡이나 악어 같은 지배 파충류에 속하는지 아니면 현생 도마뱀/뱀류와 가까운 그룹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알래스카 대학 노스 박물관의 큐레이인 패트릭 드럭켄밀러 (Patrick Druckenmiller, the paper's lead author and director and earth sciences curator at the University of Alaska Museum of the North)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1년 알래스카 남동부에서 발굴한 화석이 2억년 전 쥐라기 초기 탈라토사우루스 신종 화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 화석을 발굴한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구나카데이트 요세애 (Gunakadeit joseeae)라는 이 해양 파충류의 화석은 공교롭게도 알래스카 해안의 조간대 (intertidal zone, 밀물과 썰물 때 잠겼다가 다시 드러나는 땅)의 낮은 지역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화석은 일년에 몇 일 정도만 물밖에 노출됩니다. 연구팀은 최대한 빨리 화석을 기반암과 함께 분리해 4시간만에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발굴한 화석은 지금까지 북미 대륙에서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완전한 탈라토사우루스 골격으로 앞으로 탈라토사우루스 연구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우연의 일치라도 바닷가에서 해양 파충류의 화석이 발견됐다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참고
Patrick S. Druckenmiller et al. An articulated Late Triassic (Norian) thalattosauroid from Alaska and ecomorphology and extinction of Thalattosauria, Scientific Reports (2020). DOI: 10.1038/s41598-020-579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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