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모기는 어떻게 사람의 체온을 감지할까?


(Anopheles gambiae mosquito. Credit: Willem Laursen, Garrity lab)


 모기는 작은 곤충이지만, 어둠 속에서 온혈 동물을 찾아내는 능력만큼은 모든 곤충 가운데 으뜸입니다. 이들이 피만 빨아먹는 게 아니라 말라리아를 포함해 여러 가지 위험한 질병을 옮기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모기의 감지 능력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모기가 이산화탄소, 열, 냄새를 통해 사람과 다른 포유류를 감지하고 피를 빨아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열 감지 능력이 탁월해 암컷 모기는 온혈동물이 아니면 피를 빨지 않습니다. 


 브랜다이스 대학 (Brandeis University)이 폴 가리티 교수 (professor of biology Paul Garrity), 클로에 그레피 (Chloe Greppi), 윌렘 라우센 (Willem Laursen)를 비롯한 연구팀은 모기의 열 감지 능력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모기의 열 감지 기관은 온도계처럼 온도 자체를 감지할 수 없으며 온도의 변화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기의 친척인 파리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하나의 세포가 온도 변화를 다 감지하는게 아니라 온도 상승과 하강을 감지하는 세포가 따로 존재합니다. 이들을 냉각 세포와 가열 세포 (Cooling Cells and Heating Cells)라고 부릅니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열원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추위를 피해 이동한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에 따르면 사람을 찾아내는 주요 감각 기관은 냉각 세포입니다. 연구팀은 냉각 세포의 주요 수용체인 IR21a를 제거한 모기를 이용해 이 모기가 열원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결국 암컷 모기가 사람을 찾는 비결은 추운 곳을 피하는 능력 덕분인 것입니다. 이 감각 수용체의 민감도는 초당 수백분의 1도로 매우 민감해 멀리서도 인간의 열기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냄새 및 이산화탄소가 단서가 될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IR21 수용체는 4억년 전 여러 곤충과 갑각류에서 진화한 후 2억년 전 IR21a 수용체가 등장했습니다. 이 시기에 모기가 흡혈을 시작했을지 모른다는 것과 어쩌면 초기 포유류 및 공룡 그룹에서 흡혈을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오래된 흡혈 모기를 발견한다면 이것 역시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참고 


C. Greppi el al., "Mosquito heat seeking is driven by an ancestral cooling receptor," Science (2020). science.sciencemag.org/cgi/doi … 1126/science.aay9847

C.R. Lazzari at Institut de Recherche sur la Biologie de l'Insecte in Tours, France el al., "In the heat of the night," Science (2020). science.sciencemag.org/cgi/doi … 1126/science.aba448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