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415 - 스테판의 5중주



(Credit: NASA, ESA, and the Hubble SM4 ERO Team)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은하들의 그룹은 스테판의 5중주(Stephan's Quintet)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천문학자 에두아르드 스테판(Édouard Stephan)가 발견했던 것이죠. 그런데 나중에 밝혀지기로는 사실 은하 중 한 개의 위치가 지구에서 매우 가까웠습니다. NGC 7320는 사실 지구에서 4000만 광년 떨어진 반면, 나머지 4개는 지구에서 2억 9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들입니다. 


 NGC 7320를 제외한 NGC 7317, NGC 7318a, NGC 7318b, NGC 7319는 모두 인접한 은하입니다. 이 중에서 NGC 7318a/b는 서로 충돌 중에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중앙) 그런데 1970년대 과학자들은 사실 인접한 4개의 은하 사이에서 고온의 수소에서 나오는 파장을 감지했습니다. 이는 두 개의 은하가 서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강력한 충격파와 물질에서 나오는 것으로 은하 충돌이 눈으로 보이는 것 이외에 더 많은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90도 눕힌 것으로 파란색이 X선 이미지를 의미함. Stephan's Quintet, a compact group of galaxies discovered about 130 years ago and located about 280 million light years from Earth, provides a rare opportunity to observe a galaxy group in the process of evolving from an X-ray faint system dominated by spiral galaxies to a more developed system dominated by elliptical galaxies and bright X-ray emission. Being able to witness the dramatic effect of collisions in causing this evolution is important for increasing our understanding of the origins of the hot, X-ray bright halos of gas in groups of galaxies. Image Credits: X-ray (blue): NASA/CXC/CfA/E. O'Sullivan Optical (brown): Canada-France-Hawaii-Telescope/Coelum.)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진 후 스테판의 5중주는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고온의 물질에서 나오는 X선의 존재는 은하 충돌시에 발생하는 물질의 분포를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진에서 가시광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먼 장소까지 파란색의 고온의 수소 원자들이 뿜어져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은하 사이의 가스와 물질의 분포는 다른 은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충둘하는 은하 NGC 7318a/b  NASA, ESA, and the Hubble SM4 ERO Team)


 사실 이런 대형 은하 충돌은 우주 초기에는 빈번했지만, 현재는 드물게 일어납니다. 따라서 이 은하 충돌은 초기 우주의 은하 충돌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은하 충돌은 사실 많은 아름다운 천체 사진을 만든 주인공들입니다. 스테판의 5중주는 그중에서도 아마 가장 아름다운 사진 가운데 하나인 것 같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근육 떨림을 막는 전자 임플란트

  (Three of the muscle-stimulating implanted electrodes – these ones are attached to silicone tubes which were used to more easily extract them from test subjects' bodies once the study was completed. Credit: Fraunhofer IBMT) ​ (A diagram of the system. Credit: Equinor Open Data License) ​ ​ ​ 근육이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갑자기 수축하거나 떨림 (tremor, 진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현재까지는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립 연구 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가 이끄는 독일, 아이슬란드, 영국, 미국 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 ​ 이 연구는 국제 과학 컨소시엄인 EXTEND 프로젝트의 일부로 신체에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전극을 넣어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방법은 간단합니다. 생체 적합 물질로 만든 길이 3cm, 지름 1mm 크기의 백금-이리듐/실리콘 (platinum-iridium/silicone) 임플란트를 근육 속에 넣습니다. 각 임플란트엔 센서와 액추에이터 역할을 할 두 개의 전극이 있습니다. 외부에 있는 전극은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도 합니다. ​ ​ 이 임플란트는 근육의 떨림이나 이상 동작을 파악하면 신호를 보내 움직임을 멈추게 합니다. 초기 임상 실험 결과는 1-2시간 정도 작동으로도 더 긴 시간동안 떨림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게 될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이르지만, 먼가 사이버펑크의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전자 임플란트 같습니다. ​ ​ 참고 ​ ​ https://newatlas.com/health-w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