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IT)
도끼를 들고 문을 부수는 로봇의 모습은 일견 섬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목적은 인도주의적인 것입니다. MIT의 생체모방 로보틱 연구소(Biomimetic Robotics Lab)의 헤르메스 시스템(HERMES System)은 인간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인간형 로봇입니다. 다만 완전 자율형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이 로봇을 컨트롤 하는 장치를 입고 로봇을 조종하는 원격조종 시스템입니다.
(출처: MIT)
(동영상)
MIT의 김상배 교수를 비롯해서 연구팀이 이 로봇을 만든 목적은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작업하기 위험한 환경에서 대신 위험을 감당하며 일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화재 현장에서 사람대신 들어가 화재를 진압하고 생존자를 수색하고 구조하는 일입니다. 또 원전 사고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빠르게 사태를 안정시키고 원자로가 노심융해를 막는 것도 이런 로봇들이 감당할 일입니다.
헤르메스는 이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인 인공 지능을 이용하는 대신 사람이 직접 원격 조종을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 로봇에 가해지는 충격은 조종하는 파일럿에게도 일부 전해지다는 것입니다. 마치 로봇 만화같은 설정인데, 조종하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지나치게 무리한 조작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는 Balance Feedback Interface (BFI)라고 불립니다.
MIT 연구팀이 중점을 둔 부분은 로봇을 조작하는 사람이 1km 밖에서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상태를 파악하고 바로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사람의 동작을 따라하는 로봇은 있었지만, 헤르메스는 실제 사람키의 90% 정도에서 사람과 비슷한 반응속도를 보일 수 있게 개발되었습니다. (동영상) 즉 현장에서 사람처럼 동작하는 로봇이 바로 목적인 것입니다.
(동영상)
(출처: MIT)
이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만화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것 같은 싱크로율과 비슷한 데 아무튼 사람에게 로봇의 환경을 바로 전달하고 반대로 로봇 역시 사람의 동작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특수한 발판과 주변 장치들이 사용됩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특징은 이 로봇이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움직일 수도 있지만, MIT에서 개발 중인 다른 로봇인 치타와 동일하게 네 발로 달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사람처럼 빠르게 두 발로 달리는 로봇은 어려운 만큼 그 중간 단계로 네발로 달리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데, 이 때는 물론 사람이 네발로 기는 건 아니고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출처: MIT)
이런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는 자율 로봇입니다. 언젠가 로봇 소방관이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원전 사고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인류를 보호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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