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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이 위키피디아를 구할 수 있을까?


 위키피디아는 집단 지성의 승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기존의 백과사전류는 종말을 고하고 끊임없이 자발적인 참여자의 노력으로 개선되는 더 거대한 온라인 지식 창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댓가없이 가장 상세한 온라인 백과사전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인간세상이란 항상 완벽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는 인간이라면 저지를 수밖에 없는 오류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쓸수 있는 백과사전이다보니 의도적으로 특정 기업, 집단, 정치적 견해를 유리하게 기술하는 것은 물론 아예 말이 안되는 내용을 악의적으로 적는 새로운 온라인 테러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저자를 제한하고 각 분야별로 에디터를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Wikidoc의 경우 저자나 편집자를 제한하고 해당 부분 전문가를 책임 편집자로 삼아 내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모두를 위한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는 사실 적합치 않은 부분이 존재합니다. 자격을 제한하면 질은 높일 수 있겠지만, 대신 저자의 수가 크게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부 전문가를 위한 사이트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생각하기 어려운 대안입니다. 그렇다고 방대한 자료를 생각하면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를 걸러내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2015년 11월 30일, 위키피디아 재단은 자체 블로그를 통해서 인공지능(AI)을 투입해 이 문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잘못된 편집(damaging edits)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위키피디아에서 하루에 편집되는 글의 숫자는 50만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악의적이거나 의도적으로 편향된 편집을 찾는 과정을 자동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를 담당할 인공 지능 프로그램은 Objective Revision Evaluation Service (ORES)로 이 소프트웨어는 오픈 소스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통해서 개발된 것입니다.
(English Wikipedia revisions as seen by editors (left) and as scored by ORES’ “damage” prediction model (right). source: wikipedia)  
 물론 자동화된 편집 검증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ORES의 도입으로 잘못된 내용을 찾아내서 수정하는 일이 훨씬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위키피디아 재단은 ORES의 품질을 높이고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로 확산시키기 위해서 프로그래머와 개발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서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위키피디아의 정신에 부합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계학습이 도움을 받더라도 결국 사람이 작성하는 만큼 작성자에 따른 편견이나 오류의 함정은 계속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궁극의 온라인 백과사전은 스스로 정보를 모으고 결과를 보여주는 인공지능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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