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는 중미의 작은 나라이지만, 주변의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군대를 가지지 않고 의료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서 개도국 가운데서 소득이 높고 정치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국가입니다. 인구는 450만, 1인당 GDP는 1만 5천 달러 수준입니다.
코스타리카가 유명한 것은 이런 보기 드문 성공 사례이외에도 에코 투어리즘 덕분입니다. 부존 자원이나 다른 산업이 별로 없기 때문에 관광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죠. (그리고 해외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인텔이 여기에 공장을 지었는데, 한때 이 나라 GDP의 5%와 수출의 20%를 차지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부분은 이 코스타리카가 전력 부분에서 이제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거의 끊었다는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코스타리카는 한번도 화석 연료를 쓰지 않고 75일간 연속으로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했습니다.
그리고 코스타리카 전력(Costa Rican Electricity Institute (ICE))의 발표에 의하면 이미 올해에만 285일간 100% 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올해 재생에너지 비율을 99%까지 끌어올리고 2016년에는 23억 달러의 비용을 들인 수력 발전소가 전력망에 연결되면서 100%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코스타리카는 앞으로 2021년에 선진국보다 앞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과는 매우 인상적이긴 하지만 가디언 등 서방 언론들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서 코스타리카가 신재생 에너지 부분에서 다른 개도국의 모범 사례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코스타리카의 주요 발전 방식이 수력이라는데 있습니다.
산이 많은 코스타리카의 지형과 열대 우림 지역에 속한다는 기후적 장점은 손쉽게 수력 발전을 통해서 온실 가스를 감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가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이미 개발 가능한 수력 발전 자원은 거의 다 개발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코스타리카가 전력 부분에서 화석 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것은 가능하긴 하지만, 과연 운송 수단 (차량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이 나라의 전체 배출량의 70%)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물론 결과는 지켜봐야 알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른 상태입니다. 앞으로 신재생 에너지 부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면 코스타리카는 개도국에서 새로운 에너지 체제의 모범 사례가 될 수도 있을테니가요. 과연 2021년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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