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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연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이제 정점에 도달?



(Global carbon emissions are projected to stall in 2015, according to researchers at the University of East Anglia and the Global Carbon Project.Last year global CO2 emissions from fossil fuels and industry grew by just 0.6 per cent -- marking a year-on-year slow down. The projection for 2015 reveals a second year of slow growth or even a small decrease in global emissions.The study is published today in the journal Nature Climate Change, with detailed data made available simultaneously in the journal Earth System Science Data. Credit: Global Carbon Project)​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화석 연료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우 에너지 시대가 열릴 것이다. 우리는 화석 연료가 고갈되어서가 아니라 기술 혁신 때문에 화석 연료를 쓰지 않게 될 것이다. 이것은 마치 돌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기술 혁신에 의해서 석기 시대가 끝나고 청동기와 철기 시대가 시작된 것과 유사하다...."

 10년 전만 해도 이와 같은 미래 전망은 다소 낙관적인 것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아직 화석 연료를 대체할만한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고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에서의 급격한 에너지 수요 증가는 이런일이 발생하기 이전에 엄청난 화석 연료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물론 에너지 가격도 폭등시켰기 때문입니다. 한 때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선을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세계 경제가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역시 에너지 소비량이 1% 정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 가스 배출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 연료의 가격이 전례없이 저렴한 상황에서도 이런 변화가 지속되었습니다.
                       ​http://blog.naver.com/jjy0501/220299987156
 이와 같은 변화는 매우 고무적인 것입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화석 연료 수요가 감소했고 이제는 중국이나 미국같은 상위 배출 국가들이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도 변화의 이유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에는 기술 혁신이라는 잘 보이지 않지만 큰 힘이 숨어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이 연간 5-10%정도 증가하면 몇년 사이에는 큰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10년 사이 2배 좋은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20년 사이에는 4배 좋은 배터리가 나올테니까요. 실제로 배터리 기술의 혁신은 그 보다 더 빨랐습니다.
 1990년대에 전기 자동차는 무모한 시도처럼 생각되었으나 현재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은 납 축전지 대신 리튬 이온 배터리가 나왔으니까요. 이런 기술 혁신은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생산 분야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오일 피크 대신 이산화탄소 배출 피크가 먼저 도달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이 이끄는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 연구팀이 저널 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한 내용 역시 이런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제목부터가 최대 배출에 도달하다(Reaching peak emissions)인데, 2015년 정도가 이산화탄소 배출 피크, 즉 화석 연료 사용의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롭 잭슨 교수(Rob Jackson, a professor of Earth system science at Stanford)에 의하면 2014년 화석 연료 사용량은 0.6% 증가에 그쳤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도 석탄보다 셰일 가스 등 가스 소비가 늘면서 전체 배출량은 큰 변화가 없었음) 이 시기 세계 경제가 아주 좋은 건 아니라도 3% 정도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경제 성장이 화석 연료 사용량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잃은 상태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신재생 에너지의 급격한 보급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특히 많은 석탄의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탄을 발전용으로 사용하는 중국에서조차 이제 석탄 발전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실 2014년에 중국에서 새로운 에너지 수요의 절반은 비화석 연료 - 원자력, 수력, 풍력, 태양광 - 에서 충당되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이런 변화는 사실 온실 가스 배출 규제는 물론이고 대기 오염 문제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는 석탄 같이 오염이 심한 자원 소비를 줄이지 않는한 해결될 수 없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중국에서 석탄 발전을 줄이려는 노력이 세계 화석 연료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동시에 빠른 속도로 보급이 늘어나는 신재생 에너지가 앞으로 화석 연료 소비와 관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2015년에는 어쩌면 소폭 배출이 감소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인류가 배출 정점(peak emission)에 도달했거나 머지 않아 도달할 것이라는 이야기죠.  

 물론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미 인류는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배출 정점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는 역시 매년 수백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으로 여전히 방출한다는 이야기니까요. 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제로 배출 시나리오가 가능한 것은 아마도 먼 미래의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 평균 기온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변화의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석유 생산량이 정점에 이르는 오일 피크가 더 먼저 발생하지 않겠냐는게 과거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장량이 더 많은 석탄을 더 많이 사용하지 않겠느냐고 추측했죠. 하지만 지금 일어나는 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 같습니다. 미래를 속단하기는 참 어렵지만, 우리가 어쩌면 이제 이산화탄소 배출 정점에 먼저 도달했고 새로운 에너지 혁명의 과정에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Robert B. Jackson et al. Reaching peak emissions, Nature Climate Change (2015). DOI: 10.1038/nclimate2892

 http://phys.org/news/2015-12-global-fossil-fuel-emissions-decline.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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