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심시티 (2013) 간단 리뷰





 심시티 5 라고 알려지기도 했던 심시티 Simcity (2013) 는 초기에 소개될 때만 해도 매우 큰 기대를 받던 게임이었습니다. 도시 시뮬레이션류 게임은 꽤 많지만 그 중에서 심시티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도 없었고 제작사인 맥시스의 시뮬레이션 게임 제작 실력 역시 여러 차례 검증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 적용된 항시 온라인 DRM 이 초반부터 심각한 접속 장애를 일으키며 사놓고도 게임을 하지 못하는 유저들이 속출했고 그외에도 자잘한 인공지능 문제, 맵이 너무 작은 문제등이 거론되면서 간만의 대작 도시 시뮬레이션이었던 심시티의 평가는 곤두박질 치게 됩니다.   





 게임이 출시된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접속했던 유저들이라면 숱하게 봤을 위의 화면은 유저도 맥시스도 EA 도 원하지 않았던 화면이었을 것입니다. 심시티는 심각하게 망가졌고 다시 한번 온라인 DRM 의 위험성을 유저들에게 알려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82162165 참조) 결국 EA 는 유저들에게 무료 게임 1 개를 제공하는 식으로 보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온라인 접속 문제가 가라앉은 지금 과연 게임 자체는 어떤지에 대해서 간단히 리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 심시티를 직접 플레이한 시간은 46 시간 (!) 으로 나와있네요.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도시를 좀 지어 놓고 나면 그냥 창모드로 띄워놓은 후 그냥 딴 일을 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 플레이 타임은 절반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 게임을 이렇게 오래할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긴 하네요.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은 100 - 200 시간 하는 경우도 드물진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긴 플레이 타임은 아니지만 아무튼 게임의 특성을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심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맵이 작은 대신 광역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너무 고사양 게임이 되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되긴 하지만 큰 맵을 원했던 유저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해본 도시 시뮬레이션 가운데 맵이 가장 작은 게임이라고 생각될 만큼 맵이 작습니다. 몇 시간 하다보면 작은 맵 덕분에 더 할게 마땅치 않게 되고 돈 모아서 이런 저런 건물을 지어 보려고 해도 맵이 좁아서 지을 수 있는 건물에 한계가 있죠. 대역사를 하면 수백만 시뮬레온의 돈이 쉽게 사라지는데 그거 모으는 일도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냥 창모드에서 게임이 돌아가게 하고 딴짓 하면 돈이 모입니다. 



 

 (위에 보듯이 도시가 작은 대신 광역 중앙에 대역사를 통해 거대 건축물을 건설할 수 있음) 


 개인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시스템인데 적어도 유저가 옵션을 조절해 가면서 큰 맵에서 짓고 싶은 건축물을 이것 저것 짓지 못한다면 과연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의 목적에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불만을 가진 유저가 적지많은 않은게 사실이고 심시티가 아니라 심빌리지, 심타운 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야경이 아름답긴 하지만 지금 보는 게 전체 도시의 거의 절반이라는 게 문제. 뭔가 새로 짓고 싶고 돈이 있어도 지을 공간이 없음) 



(하얀 점선이 도시의 경계임. 따라서 도시가 얼마나 작은 지 짐작할 수 있음. 솔직히 시티라기보단 심타운이라고 이름을 다시 지어야 할 수준) 



(초대형 대역사인 우주 센터 건설. 하지만 돈이 1000 만이 넘어가면 이 정도는 시간만 있으면 다 만들 수 있음) 


 일단 도시를 키운 다음에 몇가지 확실히 돈이 될 수 있는 사업 - 가장 만만한 게 프로세서 공장 - 를 통해 돈을 모으면 시간당 100 만 시뮬레온 이상 모으는 것도 간단합니다. (프로세서 공장을 지을 돈을 모으는 가장 만만한 방법은 석유나 석탄 같은 자원 개발임) 실제로 프로세서 공장 4 개 건설하고 1500 만 시뮬레온도 넘어간적이 있습니다. (위의 사진 참조. 여기에는 우주 센터 건설하느라 돈을 많이 써서 1200 만 조금 넘는 정도) 그리고 한 도시만 잘 키워서 캐시카우를 만들면 돈을 선물하는 방법으로 인근 도시를 키우는 일은 상당히 간단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전부라는 것입니다. 상당히 뛰어난 그래픽에 타협이 가능한 사양으로 출시된 점은 반길만 하나 사양이 높아지더라도 큰 맵에서 도시를 건설하고자 하는 유저들의 욕구를 무시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게임입니다. 여기에 항시 온라인 시스템 및 다른 유저와 함께 광역을 건설 할 수 있는 부분도 도시를 버리고 잠적할 경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하겠습니다. 대부분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은 혼자 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겠죠.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은 아닙니다. 도시가 커지고 교통이 복잡해지면 (사실 작은 도시지만) AI 의 멍청함이 슬슬 짜증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바로 옆에 학교를 지어도 학교가 없어서 불행한 주민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답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니어처 같은 그래픽은 괜찮긴 함. )  


 하지만 심시티가 그렇다고 해서 아무 장점도 없는 게임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수십시간을 플레이하게 만드는 중독성은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미니어처 같은 도시 그래픽도 재미를 더해 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결코 재미가 없는 게임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미는 있는데 좀 하다보면 지루해지고 짜증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특히 작은 맵은 나중에라도 패치가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맵이 작으니 좀 짓다 보면 끝이라서 할 게 많지 않습니다. 여기에 인공 지능 문제, 출시 한달이 지나고서도 거론되는 롤백 문제 (온라인 저장의 문제로 수시간 플레이 한게 서버 접속 문제로 날라가는 것) 등은 게임의 가치를 떨어뜨린 단점으로 지적될 만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점들을 개선한다면 심시티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 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시 이후 꾸준한 패치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AI 를 개선하고 컨텐츠를 추가하고 맵의 크기를 적어도 2배만 늘려주면 유저들의 반응도 더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재미있기는 한데 상당히 아쉬운 게임. 심시티 (2013) 를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