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 Margaret Thatcher Foundation )
전 영국 총리였던 마가렛 대처 여사 (Margaret Hilda Thatcher 1925 - 2013 ) 가 향년 87 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합니다. 마가렛 대처 여사는 식료품점을 운영했던 아버지 알프레드 로버츠 (Alfred Roberts), 와 어머니 베아트리체 (Beatrice) 사이에서 태어나 처녀시절 이름은 마가렛 대처 로버츠였습니다. 대처 여사는 대학 졸업 후 사업가 출신의 남편 데니스 대처 (Denis Thatcher) 를 만나 1951 년부터 남편이 죽을 때 까지 2003 년간 52 년간 함께 살았습니다. 그녀는 독특하게도 대학 시절에는 화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법률을 공부한 경력이 있습니다.
결혼 전부터 보수적인 관점에서 정치적인 견해를 가졌으며 활발한 사회 활동을 했던 고 대처 여사는 1959 년 하원 의원 (Member of Parliament ) 으로 선출되어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1970 년부터 1974 년까지 과학 교육부 장관 (Secretary of State for Education and Science) 을 역임한 후 1975 년에 영국 보수당 당수로 선출되어 영국 최초의 여성 당수로 선출되었으며 1990 년 사임때까지 보수당 당수로 15 년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일했습니다.
이후 보수당이 1979 년 선거에서 승리하자 제 1 당의 당수로 수상 자리에 오른 대처여사는 1979 년부터 1990 년 사임할 때 까지 영국 수상을 역임해 최초의 여성 총리 및 20 세기에 가장 장수한 총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단순 간결한 정치 이념과 이를 굳건히 실행에 옮기는 저력으로 유명했으며 이로 인해 소련 저널리스트로 부터 철의 여인 (Iron Lady) 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후 이 별칭이 그녀의 수식어로 따라다니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뇌리에서 그녀의 재임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바로 포클랜드 전쟁입니다. 이 전쟁 당시 영국의 여론이 갈리고 전쟁을 해야 하느냐 부터 승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회의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일단 자국 영토가 침공당한 만큼 반드시 이를 무력으로라도 되찾아야 한다는 단순한 원리를 밀어 붙여 승리를 이끌어 내므로써 철의 여인다운 리더쉽을 보여준 것은 유명합니다. 영국인도 잘 모르는 지구 반대편의 섬이라도 일단 영국 주권이 침해 당한 이상 반드시 맞서 싸워야 한다는 간단한 원칙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오랜 케인즈주의 전통에서 벗어나 정부 지출과 복지 축소, 규제 완화, 공기업 민영화등을 과감하게 밀어 붙여 당시 영국 경제계 전체에 만연된 영국병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당시 대처 여사의 경제 정책은 다소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아무튼 심각하게 침체된 영국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와 같은 작은 정부와 자유 시장 경제를 강조하는 보수적인 정치 사상을 가르켜 대처리즘 (Thatcherism) 이라고 불렀는데 대처 여사는 이후 집권한 영국 정권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정치적인 견해를 떠나서 대처 여사는 당시 심각하게 흔들리던 영국의 경제를 안정시키고 정치적 혼란을 지속시켰으며 대영 제국 이후 황혼기에 접어든 영국을 잘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20 세기의 가장 뛰어난 여성 정치가라는 칭호가 부족하진 않을 것입니다.
1980 년대를 주름잡던 대처 여사가 이렇게 별세했다니 한 시대가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대처 여사와 같은 시기 집권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이미 2004 년에 별세했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역시 1996 년 별세했습니다. 덩사오핑 전 중국 최고 실권자는 1997 년에 별세했으니 당시를 국제 무대를 주름 잡았던 정치인들 가운데는 이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만 남은 셈이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엘리자베스 2 세 역시 장수하시는 분 가운데 하나네요. 여왕은 대처 여사 보다 한살 어리신 1926 년 생입니다. )
쓸데 없는 잡설이 길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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