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대형 공격헬기 사업 - 아파치 헬기 (AH-64E) 최종 선정




 여러 정권을 거치며 오랜 세월 표류했던 대형 공격헬기 도입 사업 (AH-X) 이 마침내 아파치 헬기 (Boeing AH 64E Apache Guardian) 을 36 기 도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방위 사업청은 2013 년 4월 17일 김관진 국방장관 주제로 제 66 회 방위 사업 추진 위원회를 열어 육군이 새로 운용할 대형 공격헬기로 AH-64E 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H - 64E 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나라는 미국, 대만, 사우디아리비아에 이어 한국이 4 번째 입니다. 가격은 16 억 달러 수준, 즉 1.8 조원이라는 당초 예산에 맞춘 수준으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아파치 롱보우. 이 사진은 E 형이 아닌 AH - 64D. 로터위에 있는 모자 같은 구조물이 롱보우 레이더.  Westland Apache WAH-64D Longbow helicopter (UK Army registration ZJ206) displays at Kemble Air Day 2008, Kemble Airport, Gloucestershire, England.
Photographed by Adrian Pingstone in June 2008 and placed in the public domain. )



 본래 육군이 이전부터 원하던 것은 아파치 헬기라는 사실은 매우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과연 이를 도입해야 하는지를 두고 말이 많다가 2008 년 북한군 기갑 전력 및 공기 부양정 등을 무력화 시킬 목적으로 합동 참모회의에서 소요가 결정되었습니다. 당시에도 유력 기종은 아파치 헬기였으며 경쟁 상대로 미국 벨사의 바이퍼 (AH-1Z), TAI 의 T - 129 가 경쟁 상대로 떠올랐습니다. 작년 하반기에 모든 기종이 전투 적합 판정을 받았고 이후 방사청이 기술, 절충교역, 계약 조건, 가격 등 4 개 분야에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비록 아파치가 유력 기종이라곤 해도 가격이 예상외로 비싼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파치 대신 더 값싼 대안 - 예를 들어 바이퍼 - 가 선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들도 중간에 나왔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지난 2012 년 기종 선정을 강행하려던 시점에서 미국 국방 안전 협력국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 (DSCA) 가 의회에 보고한  Foreign Military Sales (FMS) 문서에서 한국이 원하는 아파치 E 형 36 기와 기타 옵션, 무장 등의 가격이 36 억달러라고 밝힌 시점입니다. 




 당시 옵션을 보면 거의 모든 항전 장비와 무장에 아파치 한대당 롱보우 레이더를 1 기당 1 개씩 장착할 수량 (즉 36 기) 를 일괄 구매하는 가격이었습니다. 이 옵션에 대해서 당시 사업비를 도저히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롱보우 레이더등 일부 옵션을 줄여서 가격을 맞추고 더 필요한 부분은 추가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말이죠) 결국은 어느 정도 그 말이 맞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옵션을 낮추고 협상을 통해 가격을 낮추므로써 수량을 줄이지 않고도 16 억 달러에 아파치 36 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얼마나 옵션을 낮췄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본래 FMS 문서에 있었던 내용은 아니라고 합니다. (아래가 이전 2012 년 FMS 사양)     



The Republic of Korea has requested a possible sale of: 

36 AH-64 D APACHE Longbow Block III Attack Helicopters 
84 T-700-GE-701D Engines (72 installed and 12 spares)     
42 Modernized Target Acquisition and Designation Sight/Modernized Pilot Night Vision Sensors 
36 AN/APG-78 Fire Control Radar (FCR) with Radar Electronics Unit (Longbow Component) 
36 AN/APR-48A Radar Frequency Interferometers 
42 AN/APR-39 Radar Signal Detecting Sets 
45 AN/AVR-2B Laser Warning Sets 
43 AAR-57(V) 3/5 Common Missile Warning Systems (CMWS) with 5th Sensor and Improved Countermeasure Dispensers 
42 AN/APX-123 Transponders 
120 Improved Helmet Display Sight Systems (IHDSS-21) 
81 Embedded Global Positioning Systems with Inertial Navigation 
38 30mm Automatic Chain Guns (Aircraft Component)
90 AN/ARC-201E Single Channel Ground and Airborne Radio System     (SINCGARS) Radios  
90 AN/ARC-231 Radios 
42 AN/ARC-220 Radios
80 M299 HELLFIRE or Missile Launchers 
400 AGM-114R1 HELLFIRE Missiles Semi-Active Lasers (SAL)
438 STINGER Block I 92H Missiles 
774,144 30 mm Cartridge HEDP High Explosive Dual Purpose M789s                
11,020 2.75 Inch HYDRA Rockets (Unguided) 
108 APACHE Aviator Integrated Helmets (AAIH)



 아무튼 기종 선정 후 열린 방위 사업청의 백운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세한 전력화 시점이나 연도별 장비 도입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가격 인상의 주 원인이 되었던 롱보우 레이더에 대해서는 실제로 몇대를 구매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미군이 3-6 대당 1 기씩 운용하는 개념 범주 안에서 결정되었다고 답변한 점으로 볼 때 36 기 전부를 구매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산에 맞추기 위해 타당한 결정이라고 보는게 미군도 아파치 1 기당 롱보우 1 개 수량을 채워넣지는 않기 때문이죠. 그렇기엔 너무 비싸서 보통 편대당 한기 장착 후 나머지는 링크로 사용합니다. 


 한편 방사청은 우리가 구매에서 제외한 장비는 무인기 통제 시스템, 위성 통신 장비 등이며 나중에 추가로 장착해야 하는 장비는 스팅거 발사대 및 탄약, 한국형 FM 무전기, HF 무전기, TACAN 등이라고 밝혀 가격을 예산에 맞추기 위해 일부 옵션을 빼고 구매한 후 나중에 추가 구매하는 방식으로 일단 아파치 36 기를 완편하는 방식으로 구매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이 정도 가격이면 저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좀 더 구체적인 구매 옵션이 공개되야 완전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아무튼 기체 자체의 가격만으로도 AH 64E 아파치 가디언은 상당히 고가의 헬기이기 때문입니다. 


 협상을 질질 끌면서 여차하면 바이퍼로 갈 수 있다는 식으로 보잉과 협상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협상의 자세한 내역이야 제가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무튼 우리 군 입장에서는 축하할 일로 생각됩니다. 오랬동안 지지 부진 하게 신무기 구입 사업을 진행하면서 소모적인 논쟁만 계속되고 무기 가격은 계속 오르고, 그러는 사이 본래 가지고 있던 장비들은 심각하게 노후화 되는 건 이것으로 이제 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조만간 태극 마크를 단 아파치가 한국에도 날아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 기왕 도입하기로 한 것이니 만큼 고장이나 사고 없이 나라를 잘 지켜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