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활동이 발생하고 있는 장소를 고르라면 바로 이오 (Io) 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균 반지름 1821 km 로 달보다 약간 더 큰 위성인 이오는 목성 표면에서 약 42 만 km 정도 떨어진 궤도를 1.77 일 정도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데 지구 - 달 보다는 더 멀지만 워낙 목성의 중력이 강해 강력한 조석력의 힘에 의해 내부가 가열됩니다. (Tidal heating) 여기에는 특히 가니메데와 유로파 같은 근접해서 공전하는 다른 위성에 의한 작용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보다 훨씬 작은 천체임에도 격렬한 화산 활동이 발생합니다.
(갈릴레오 탐사선이 찍은 이오의 화산. 거대한 화산으로 인해 표면이 매우 다채로운 것이 특징인 목성의 위성. 붉은 원 모양의 Pele 의 위쪽에 새로 생긴 지름 400 km 의 검은 점은 새롭게 생긴 것으로 갈릴레오에 의해 관측됨. 100 개 정도의 화산이 이오의 표면에 존재 This global view of Jupiter's moon, Io, was obtained during the tenth orbit of Jupiter by NASA's Galileo spacecraft. Io, which is slightly larger than Earth's moon, is the most volcanically active body in the solar system. In this enhanced color composite, deposits of sulfur dioxide frost appear in white and grey hues while yellowish and brownish hues are probably due to other sulfurous materials. Bright red materials, such as the prominent ring surrounding Pele, and "black" spots with low brightness mark areas of recent volcanic activity and are usually associated with high temperatures and surface changes. One of the most dramatic changes is the appearance of a new dark spot (upper right edge of Pele), 400 kilometers (250 miles)in diameter which surrounds a volcanic center named Pillan Patera. The dark spot did not exist in images obtained 5 months earlier, but Galileo imaged a 120 kilometer (75 mile) high plume erupting from this location during its ninth orb Credit : NASA )
이오 보다 약간 더 먼 거리에서 1:2:4 궤도 공명 (orbit resonance, 혹은 Laplace resonance) 을 하고 있는 유로파(에우로파) 및 가니메데는 그 중력으로 이오가 약간 타원 궤도를 돌게 만듭니다. 사실 그 궤도의 차이는 크지는 않습니다. 42 만 km 에서 + 3400 km 정도 지만 이것만으로도 강한 목성의 중력의 힘이 이 작은 위성에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는 효과를 나타내기에 충분합니다. 즉 목성이 중력이 이오에 만드는 조석력의 차이가 일정하지 않고 변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이오는 100 m 정도 크기가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식으로 힘을 받게 되며 내부 물질들이 마찰에 의해 열이 발생하게 되는 조석열 (tidal heating) 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열은 이오 내부의 방사선 동위원소 붕괴에 의한 열보다 200 배의 해당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그 에너지의 크기는 0.6 - 1.6 X 1014 W 에 달합니다. 이 열에너지가 이오의 활발할 화산활동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참고: 조석력에 대해서 좀더 알고 싶다면 아래 네이버 캐스트를 참조
이오에는 갈릴레오 탐사선 관측에서 최소 100 개 정도 되는 활화산이 발견되었으며 이 중에는 그 물질을 지표에서 500 km 나 분사하는 화산도 있었습니다. 또 일부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더 높은 화산도 있습니다. 이오에 거대한 화산이 발생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 조석력의 차이에 의한 열에너지 때문이긴 하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몇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오 내부의 구성에 대한 추정과 모델링에 따르면 이오의 내부 전체가 아니라 주로는 지각에서 가까운 연약권 (asthenosphere 혹은 약권, 지구에서는 암석권 아래의 층으로 맨틀의 상부의 한층, 깊이 50 - 250 km 정도 층) 에서 발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오의 내부 깊숙한 곳도 조석력의 차이에 의한 변형을 받지만 높은 압력으로 인해 마찰이 발생할 여지는 지각과 연약권에 비해 적을 것으로 판단 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이해에 의하면 이오는 다른 목성의 얼음 위성과는 달리 물의 분포는 적으며 철이나 황화철로 된 핵 주변에 규산염 (Silicate) 맨틀이 있고 맨 외곽층에는 규산염 지각이 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오가 얼음 화산에서 수증기를 뿜어내는 대신 다양한 황 화합물과 녹은 규산염 위주의 용암을 내뿜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오의 맨틀은 완전히 녹은 규산염이 아니라 그 크기와 압력등을 감안했을 때 부분적으로 용융된 상태로 생각됩니다.
(이오의 내부 추정 모델. 핵은 철이나 황화철 같은 무거운 물질로 되어 있고 (회색) 그 주변으로 부분적으로 용융된 규산염 맨틀이 존재하며 가장 밖에는 규산염 지각이 존재함. Credit : NASA/JPL )
최근 갈릴레오가 보내온 이오의 표면 영상을 정밀하게 통계 분석한 메릴랜드 대학의 크리스토퍼 해밀튼 (Christopher Hamilton of the University of Maryland, College Park ) 과 그 동료들에 의하면 기존의 모델을 적용한 것과 비교해 이오의 표면 화산의 분포가 약 30 - 60 도 이상 동쪽으로 치우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갈릴레오 관측에 의한 이오의 표면 모습 Credit : NASA )
지금까지의 분석에 의하면 이오 내부는 완전하게 녹은 액체 상태의 맨틀은 없는 것으로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전 모델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의 주저자인 해밀튼은 분석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오의 내부에 녹은 마그마의 바다가 있고 이오의 자전에 따라 이동한다고 상정할 경우 이와 같은 화산의 분포는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현재로써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우주에 매우 흔한 태양계 안에도 매우 다양한 천체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미스테리가 있다는 건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겠죠. 이런 걸 보면 우주 어딘가의 행성과 위성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할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Christopher W. Hamilton, Ciaran D. Beggan, Susanne Still, Mikael Beuthe, Rosaly M.C. Lopes, David A. Williams, Jani Radebaugh, William Wright. Spatial distribution of volcanoes on Io: Implications for tidal heating and magma ascent.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2013; 361: 272 DOI: 10.1016/j.epsl.2012.1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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