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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51 - VY Canis Major 주위에서 발견된 산화 티타늄




 최근의 관측으로 인해서 그 크기가 당초 예상보다 약간 작은 것으로 드러난 VY Canis Major  는 관측된 가장 큰 항성의 지위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태양 지름의 1420 ± 120 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에 무게도 태양의17 ± 8 배, 밝기 태양의 27 만배 수준에 달하는 적색 극대거성 (red hypergiant) 입니다. 지름이 태양의 1420 배라고 했을 때 그 반지름은 6.6 AU 혹은 지름 19 억 7500 만 km 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다만 질량에 비해 부피가 매우 큰 (적색 거성 단계 항성의 특징) 탓에 그 밀도는 5 - 10 mg/㎥ 수준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지구에서 해수면에서 대기의 평균 밀도는 1.2 kg/㎥, 즉 지구 대기와 비교시 10만 분의 1 수준 ) 죽기 직전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별인 셈인데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 (3900 광년 정도) 에 있는 적색 극대거성이라는 점 때문에 매우 활발하게 연구가 되고 있는 별이기도 합니다.




(2007 년 1월 8일 허블 우주 망원경이 관측한 VY Canis Major. 주변으로 막대한 가스를 뿜어내고 있는 중.  Massive Star VY Canis Majoris - Polarized Light Astronomers Map a Hypergiant Star's Massive Outbursts  Credit : NASA )  


 이렇게 거대한 별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 힘들다는 것은 약간 의아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별은 현재 죽을 때가 가까워지면서 크게 부풀어 올랐고 이로 인해 바깥쪽의 가스를 잡아줄 중력의 힘이 약해져 외부의 가스를 계속 잃고 있습니다. 더구나 별 자체의 밀도도 매우 낮아져 어디까지가 경계인지 현재 우리의 태양처럼 확실하게 알기 힘듭니다. 주변에 이 별이 내뿜은 가스와 성운들에 가려 별의 크기는 추정에 의존하기는 하지만 대략 태양의 1400 배 수준으로 생각됩니다. 


 이 별이 집중적으로 관측이 된 이유는 말기 단계의 적색 거성으로써는 그래도 관측이 용이한 가까운 거리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런 거대 항성에서는 탄소나 산소보다 더 무거운 다양한 원자들이 합성되고 마지막에는 초신성 폭발과 함께 철과 니켈보다 더 무거운 원소들을 합성하기 때문에 지구와 같은 행성이나 생명체의 탄생에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막스 플랑크 전파 천문학 연구소 ( Max Planck Institute for Radio Astronomy (MPIfR) ) 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의 합동 연구팀은 VY Canis Major 가 내뿜는 가스 속에 어떤 원자와 분자가 존재하는 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최근 티타늄의 존재를 확인했는데 온도가 내려간 가스 성운에서는 티타늄이 산소와 쉽게 결합해서 TiO/TiO2 같은 산화 티타늄 분자를 형성합니다. 산화 티타늄은 흰색 도료로 사용되는 이외에 여러가지 산업용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물질입니다. 



(이번에 산화 티타늄이 관측된 VY Canis Major// Gone with the stellar wind: an extended dusty nebula surrounds VY CMa in the constellation Big Dog, one of the largest known stars in the universe. In the atmosphere of this huge sun, astronomers discovered the molecules TiO and TiO2. [less] (Credit: ⓒ Molecule symbols: CDMS/T. Kamiński. Background image: NASA/ESA and R. Humphreys (University of Minnesota).)



 물론 VY Canis Major 자체도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고 내뿜는 가스와 주변의 성운 역시 대부분 성분이 수소에 헬륨이 좀 섞여 있긴 하지만 그외 다른 원자와 분자들도 소량 관측이 가능합니다. 사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지구 같은 행성도 인간 같은 생명체도 이 우주에 존재하지 않겠죠. 산화 티타늄의 경우 다른 분자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분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으며 천문학자들은 이를 이용해서 말기단계의 거성 주변에서 이를 관측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합니다. 관측에는 하와이에 있는  Submillimetre Array (SMA) 가 사용되었습니다.


 산화 티타늄이 존재한다는 것은 관측이 힘들 뿐이지 그 보다 더 복잡한 분자들도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VY Canis Major 주변에는 이 별에서 생성된 원자들 외에도 이미 생성 당시 가지고 있었던 다양한 원자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초신성 폭발을 전후한 단계에서 주위 가스 성운으로 흘러 들어가 다양한 화학 물질을 형성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들은 먼 훗날 새로운 행성의 재료가 될 것입니다. 물론 VY Canis Major 가 폭발하는 단계에서는 더 많은 다양한 원자들을 밖으로 내뿜게 되겠죠. 


 사실 먼 과거 지구 역시 이런 재료를 통해서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VY Canis Major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과거 우리가 형성된 과정을 관측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아마 이것이 우리 인간이 우주를 탐구하는 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T. Kamiński, C. A. Gottlieb, K. M. Menten, N. A. Patel, K. H. Young, S. Brunken, H. S. P. Muller, M. C. McCarthy, J. M. Winters, L. Decin. Pure rotational spectra of TiO and TiO2in VY Canis Majoris. Astronomy & Astrophysics, 2013; 551: A113 DOI: 10.1051/0004-6361/201220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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